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ne Eyre May 05. 2020

32살, 프랑스에 가기로 했다

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



인생이라는 굴레 안에서 시간을 뒤쫓는 시계 바늘 처럼 앞질러 가고 싶어 하는 날도 있었고 삶의 순간의 조각에 깊은 원망을 할 때도 있었다. 어떤 행동의 처음 단계의 뜻을 가진 '시작', 그리고 무언가에 정면으로 맞서는 단어의 뜻을 가진 '도전'. 누군가의 시작과 도전이 세상을 바꾼다. 뒤를 돌아보니 나는 완전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과 도전을 맞이할 때가 더 많았다. 그리고 시작점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와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맞이한 시작과 도전보다 앞으로 새롭게 맞이할 시작과 도전이 더 많이 있다는 것에 위안과 또 다른 걱정을 가지며 살아가는 존재다. 이 이야기는 시작과 도전을 마주하고 있는 내 이야기이며 과거의 시작을 통해 미래의 도전을 그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 떠나자



2018년 3월 29일, 인천공항 저녁 8시 45분이 지나고 있었다. 혼자서 프랑스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나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작의 설렘만 가득했다면 거짓말이다. 준비된 시작이었을지 모른다. 몇십 년은 다닐 것 같았던 직장을 갑자기 그만두고, 살고 있던 서울의 전셋집을 급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프랑스 유학을 가기로 결심했다. 시작과 도전의 결정이 단순히 아름다움과 막연한 기대감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때의 결심은 내 주변에 얽혀있는 것과 결과물을 모두 포기한 일생의 중요하고 놀랄만한 사건이었다. 더 소중한 것들, 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위해 조금 덜 사랑하는 것을 버려야 했다. 그것은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내 스스로에게 솔직해 지기로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 떠나자"




2018년 3월 29일, 터키항공을 타고 나는 그렇게 프랑스로 떠났다



프랑스에 오기 전의 나는, 나와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들을 만날 때면 자리와 시선을 피했다. 뿐만 아니라 유학을 다녀온 주변 동료들에게 항상 좋지 못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인 상사였다. 일종의 열등감이었을지 모른다. 시작과 도전에 항상 겁이 많았던 나의 20대 초반부터 프랑스에 대한 막연한 '동경' 비슷한 감정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졌다. 프랑스라는 나라는 나의 20대의 '유토피아'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실현시킬 용기가 없었고 시작과 도전은 나에게 무모한 사치라고 느껴졌다.




프랑스 안의 작은 시작과 도전



나의 유토피아 안에서도 늘 작은 시작과 도전의 실타래는 존재한다. 프랑스어를 배우기 위해 어학원을 등록하고 학교를 들어가기 위해 서류를 내고 면접을 봤다. 수업과 목표를 위해 나와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며 취업을 위해 회사에 지원을 하고 또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시작을 함께 했다. 이 곳의 매 순간의 시작과 도전은 프랑스 한여름의 태양처럼 강열했고 자극적이며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프랑스를 오기 전에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강한 설렘과 걱정, 그리고 긴장감의 연속이다. 작은 시작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또 다른 도전을 할 준비가 되있는 사람이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생쌀보다는 낫다. 시작은 반이다


특별한 2년의 시간



나는 프랑스에서 나이를 두 살 더 먹었다. 2년의 시간이 다른 누군가의 2년과 비교했을 때 많지 않은 시간일지 모른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일을 했다. 시작과 도전은 나를 긍정적으로 변하게 만들었다. 시간을 얼만큼 보냈는지보다 얼만큼 효율적으로 보내고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며 보냈는지는 참 중요하다. 프랑스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 글도 없었고 지금의 나도 없다. 시작과 도전으로 변하고 있고 삶을 다른 시선으로 보는 안목을 가졌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시작과 도전은 엄청나게 대단하지 않지만 찬란할 만큼 특별하다. 만약 내가 다시 2년 전의 그때의 나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당신은 오늘 어떤 시작과 도전을 하셨나요?








시작과 도전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았다. 어쩌면 하루에도 내가 정의 내리지 못할 뿐이지 수 없이 많은 시작과 도전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작과 도전이 더 아름답고 가치 있기 위해서 '끝과 실패'에 대해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시작과 도전만 있을 수 없으며 그것이 성공의 결과만 가져온다는 보장도 없다. 그것은 많은 것을 동반한다. 시작을 했으면 끝이 있고 도전이 있으면 실패도 있다. 그리고 실패는 도전한 사람만 얻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이며, 대부분의 나의 성장은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작을 거창하게 하고 포기한 적은 없었는지?' 포기와 실패는 다르다. 아름다운 끝을 위해 시작을 잘 마무리할 수 있고 실패를 딛고 이겨낼 용기. 그리고 포기하지 않을 강한 인내력이 있다면 의미 있는 시작과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또 새로운 시작과 도전 앞에 서 있다. 그리고 이 글은 또 내 새로운 시작과 도전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