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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졔졔 Apr 29. 2020

뷰티 산업에서 SNS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어요.

 고민이 너무 많은데 어디 얘기할 곳이 마땅히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 브런치가 떠올랐어요. 여기엔 마케팅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고 회사 생활에 팁을 주는 글들도 꽤 있던 것 같아 앱을 우선 켰습니다.

 일기 같은 글이라 편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고민을 솔직하게 편하게 쓸게요!


 1. 일희일비의 아이콘이 된 것 같은 기분

 SNS 마케팅을 담당하며 느끼는 건, 회사 일에 일희일비 하면 안되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연차임에도 불구하고 팔로워 증감이나 게시물 좋아요 수 등 시시각각 눈에 보이는 수치들로 인해 일희일비 할 수 밖에 없다는 거에요. 오늘 올린 게시물은 평소보다 좋아요 가 왜 이렇게 적지, 요즘 팔로워는 왜 자꾸 감소하는 걸까, 뭐가 문제일까, 난 소질이 없나... 까지 이어지며 자존감 하락 T^T

 가능한 얘기도 아니지만 절대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팔로워 증가세가 둔화됐을 때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죠. 너무 과도하게 업무에 몰입해버린 걸까요? 퇴근하고 연휴까지 앞둔 마당에 이런 글을 쓰는 거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2. 누가 어떻게 잘하는건가~

 SNS 마케팅 고수들의 비법을 확인하러 브런치 앱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비웃으려는 거 절대 아니에요. 저 진짜 누군가의 정성스러운 글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정말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도움을 얻을 만한 글은 별로 없네요. 현업에서 브랜드 SNS 계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바이럴 수단으로 삼아라, 희귀성, 브랜딩, 타겟팅’ 이런 조언은 사실 큰 메리트가 있지 않아요.

 요즘은 한창 떠도는 말이, 브랜드가 인격을 갖는 게 팬덤을 형성하는 데 필수 조건이라던데 그렇게 하면 내 브랜드 격이 왠지 떨어질 것 같고 결국 브랜드 인격에 실무 담당인 내 인격이 반영되는 것 같아 이 방법이 옳은가 고민도 돼요. 그렇다고,, 아시죠? 옛날처럼 경기가 좋지도 않아서 무슨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몇날며칠을 공들여 전략을 세우는 시대도 살짝 지나지 않았나 싶어요. 언젠가 다시 전략과 플래닝이 중요한 시기가 오겠죠? 하지만 요즘은 커머스 연계, 구매 전환, 테스트앤런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그런 업무들 사이에 SNS 마케팅은 또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건지ㅎ

 아쉽게도 브런치 앱에 있는 SNS 마케팅에 관한 조언은, 지긋지긋하게 듣던 얘기일 뿐더러 자칫하면 한물 갔다는 얘기 듣기 쉬운 것들이 많았어요. 물론 이 직종에 갓 입사한 신입이라면 모를까, 전 실무를 5년 이상 하고 있는 담당자라서.. 뻔한 서적에 나올 법한 글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네요. 솔직해서 죄송해요. 제가 만약 마땅한 글을 찾지 못한 거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달려가서 읽겠습니다 (꾸벅)

 그렇다고 다른 브랜드들이 SNS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나보다 훠어어얼씬 잘하는데 도대체 어떤 생각과 신념을 갖고 계정을 운영하는 걸까요. 고민이 늘어버렸습니다.


3. 이벤트는 답이 아닐 것 같아요.

 웬만한 유명 뷰티 브랜드들 중에 0000_korea 계정을 별도로 운영하는 브랜드들이 꽤 있어요. 글로벌 HQ 계정을 미러링해서 한국 계정에 한글 번역본을 올린다든가, 한국 계정에선 국내에서 진행되는 팝업이나 제품 출시, 모델 이야기 등을 포커싱해서 다루죠. 컨텐츠의 Localization을 위해 좋은 전략일 것 같아요. 그런데 글로벌 HQ 계정에 비해 팔로워 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댓글이나 후기 이벤트를 많이 해요. 다른 오가닉 컨텐츠보다 인게이지먼트는 높아지긴 하는데요, 제가 실제로 운영해보니까 체리피커들도 너무 많고, 이벤트를 연달아 주기적으로 하지 않는 한 인게이지먼트는 이벤트 종료 후 떨어지더라구요.

 이벤트 하나 오픈할 때 공수가 적지도 않아요. 이벤트 이미지와 글을 구상하고 참여 방법을 상세히 안내한 다음 나중엔 당첨자 추려서 발표하고 연락하고 택배 보내고. 이렇게 우리 제품 좋아하는 고객 늘리면 된다-고 생각하긴 해도, 이런 방법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몇만씩 늘릴 순 없잖아요. 끙...


 그냥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자기와 똑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반갑게 댓글이라도 남겨주시려나 하는 마음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SNS 이벤트가 답도 아니고 찐팬 만드는 것도 잘하고 있는건지 모르겠고 참 어렵습니다. 쉬운 업무 어디 없다지만, 맨날 앱으로 실시간 볼 수 있고 매일 매일 작은 성과 데이터가 발생하니 피로가 누적되네요. 이상 제 개인적 하소연이었습니다 ㅎ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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