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코드와 트랜샌던스
소스 코드
어느 날 갑자기 중동 전장에 파병된 콜터 스티븐스(제이크 질렌할) 대위는 달리고 있는 열차에서 깨어난다. 낯선 환경에서 전혀 모르는 크리스티나라는 여자(미쉘 모나한)가 말을 걸어오고, 자신은 교사가 직업인 숀 펜트리스라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상황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던 중 열차의 폭탄이 터져 모두가 죽게 된다. 동시에 스티븐스 대위는 검은색 캡슐에서 깨어나고, 모니터를 통해 자신을 굿윈이라고 소개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 물어볼께 많은 스티븐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굿윈은 반복되는 일상인 듯 스티븐스 대위를 다시 죽기 전 동일한 시간대의 열차로 되돌려 버린다. 이렇게 죽고 깨어나고 다시 열차로 돌아가는 과정이 몇 번 반복된 후, 스티븐스 대위는 열차 폭탄 테러가 이미 과거에 일어난 일이고, 자신은 테러 피해자의 뇌 속에 남아있는 세포와 동기화 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테러범을 추적하도록 가제된 '소스코드'라는 임무임을 알게 된다. 스티븐스 대위는 결국 테러범을 찾아내어 폭발을 막아내어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되지만 스티븐스 본인은 이미 식물인간이 되어 뇌에 전극이 꽂힌 채로 밀폐된 캡슌 안에 누워있는 신세였고, 소스코드 프로그램은 그의 머릿속에 심어진 환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굿윈의 상사인 프로그램 매니저는 스티븐스를 자신의 업적으로 생각하고 계속 이용하려고 하지만 수없이 반복되는 영겁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스티븐스는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고 있는 굿윈에게 자신을 소스코드 속으로 보낸 후, 단기기억이 끝나는 8분 후 자신의 생명유지장치를 꺼달라고 부탁한다. 스티븐스는 이 8분동안 폭탄을 정지시킨 후 테러범을 찾아 검거시키고, 소스코드에서 수 없이 생사를 함께 했던 크리스티나(물론 크리스티나는 가상의 프로그램일 뿐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마다 새로운 기억으로 시작된다)에게 8분이 되는 순간 고백과 키스를 하며 '사라짐(log off)'을 기다리게되고, 실제 세계에서는 굿윈이 프로그램을 종료시킨다. 하지만, 소스코드의 스티븐스는 8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은 자신과 주변 환경을 인지하게 되고 소스코드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새로운 평행우주를 만들어내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평행우주에서 새로운 삶을 얻은 스티븐스는 크리스티나와의 새로운 인생을 기대하며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나게 된다.
트랜샌던스
윌(조니 뎁)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연구원이고, 그의 아내 에블린(레베카 홀) 역시 연구원이다. 어느날 윌과 에블린은 인공지능 연구에 대한 지원금을 받기 위해 강단에서 연설을 하게 되는데 이 강단에서 윌이 자신이 꿈꾸는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해 ‘인간의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이 기계의 지적능력은 전 인류의 지성을 합친 것보다 위대해질 것이다’라고 연설을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반감을 가진 단체에 의해서 윌 박사는 흉탄을 맞게되고, 탄환에 묻어있던 방사능 물질로 인해 윌 박사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죽어가는 윌을 지켜볼 수 없었던 아내 에블린은 동료 맥스(폴 베타니)의 도움을 받아 남편의 뇌를 컴퓨터로 이식시켜 인공지능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운다 윌은 죽기 전까지 자신의 기억을 포함한 모든 것을 컴퓨터로 전송시킨다. 그러던 어느날 윌은 잠을 자던 중 그대로 사망하지만 인공지능 컴퓨터 안에서 다시 살아나게 된다. 인터넷에 연결된 윌은 고도의 연산능력을 가진 프로세서와 전 세계와 연결된 인터넷망을 통해 전 세계 모든 기기 및 인프라에 자신을 복제하기 시작하고, 이 후 반인공지능 단체의 공격을 피해 어느 한적한 마을로 피신하여 에블린의 도움으로 마을 지하에 데이터센터와 연구소를 설립해 박사의 두뇌, 막대한 연산능력의 양자 프로세서 그리고 인터넷을 결합하여 혁신적인 현대 기술의 발전을 이루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윌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위협을 느낀 정부와 에블린 등 주인공 일행은 우여곡절끝에 바이러스를 통해 윌을 파괴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맥스가 방문한 윌의 옛 연구실에서 윌과 에블린이 육신은 사라졌지만 양자 단위의 어떠한 물질 또는 의식의 형태로 그들만의 평화로운 안식을 찾은 것으로 비춰지는 장면과 함께 끝나게 된다.
가상 세계와 CPS(cyber physical system)
다양한 관점의 과학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 두 영화에서는 평행우주론, 인지과학, 뇌의학, 나노기술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이 배경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 두 영화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가상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소스 코드는 죽은 사람의 두뇌에 남아있는 단기 기억을 무한 반복재생 할 수 있는 (영화 제목과 동일한) 소스 코드라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가상의 과거가 무한 반복하며 재현(simulation)되고 있고, 트랜샌던스는 죽어가는 사람(윌)의 모든 기억을 컴퓨터에 업로드하여 모든 기억과 지식, 경험들이 슈퍼 컴퓨터를 모체로 하여 새롭게 탄생된 가상의 인격 또는 지성에 대한 픽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실제 사람의 모든 기억을 정보로 저장하고 이를 인공 두뇌를 이용하여 전혀 새로운 가상의 세계를 모델링 해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고 창조해간다라는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두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가상 세계가 물리적인 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소스 코드에서는 과거의 기억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아예 새로운 평행 세계가 만들어진다던가, 트랜샌던스에서는 고도화된 지능이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부분은 오늘날 가상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화 사회의 패러다임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물결과 함께 등장한 기술 중 CPS라는 것이 있다. Cyber physical system의 약자로 그대로 번역을 하면 사이버 물리 시스템이 된다. 사이버 물리 시스템은 우리가 살아 가는 물리 세계와 사이버 세계와의 융합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CPS는 다수의 센서, 엑츄에이터, 제어기기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복합 시스템을 구성하고 센서를 통해 물리 세계의 정보를 습득, 가공, 계 산, 분석하여 그 결과를 엑츄에이터 시스템을 통하여 물리 세계에 피드백 하게 된다. CPS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적응하여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영화의 가상과 실제 세계의 연결은 CPS의 개념과 일치한다. 소스 코드에서 스티븐스의 사이버 세계를 통해 얻어진 정보를 이용하여 실제 세계에서 범인을 검거하는 모습과, 트랜샌던스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화 된 윌은 세상에 대한 센서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여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일반 사람이 해낼 수 없는 수준의 고도화된 과학 기술 지식을 엑츄에이터에 해당하는 아바타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해가는 모습은 CPS 사상을 너무나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제조업에서도 CPS에 Production을 붙여 CPPS(cyber pysical production system)이라는 이름으로 실제 공장에서 센서를 통해 취득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시뮬레이션 통해 최적의 대안을 찾아 이를 다시 엑츄에이터를 이용하여 실제 공장을 컨트롤 하는 모습을 실현해가고 있다. 사실 이러한 CPPS 방법론이 완전히 독창적인 신기술이라고 할 수는 없다. 센싱, 최적화, 시뮬레이션, 컨트롤 각각의 기술과 방법은 독립적으로 또는 쌍으로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오고 실용화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 기술들은 최근의 또다른 화두인 '연결'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과거의 기술들은 '느슨한 연결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CPPS는 이러한 '느슨한 연결 상태'를 '강한 연결 상태'로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응용 기술 측면에서도 기계 학습, IoT와 같이 업그레이드 된 기술들의 도움으로 기회를 성공적인 실현으로 옮길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