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감성을 수집하는 '생각 수집가'
'선생님' 은 참 어려웠다.
나를 향해 달려오는 아이들을 어떻게 안아줘야 하는지, 쉴 새 없이 날아오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해줘야 하는지, 나보다 한참 낮은 곳에 자리 잡은 그 동그란 시선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모든 게 어설프던, 선생님이 처음이었던 그 시절.
몇 년 차가 되어도 여전히 아이들이 어렵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교실 문이 닫히고, 배꼽 손 인사와 함께 수업이 시작되면 모든 게 쉬워진다. 아리송한 질문에 대한 대답도, 마주하기 낯설던 시선들도, 달려오는 아이를 번쩍 감싸 안는 것도.
설레인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말랑말랑 해지는 순간이다.
특별한 선생님, 생각이 통하는 선생님, 아이 같은 선생님으로 불려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날마다 설레었던 아이들은 날마다 나를 꿈꾸게 했다. 그렇게 아이들의 품속에서 조금씩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