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에 소고기를 많이 넣어서인지 배가 불편했던 수현이는 어제오늘 종일 찡찡거렸다. 오늘 저녁에서야 똥 한 덩이를 쌌는데 힘주는 표정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있는 있는 힘껏 힘을 줘 올라간 광대를 보고 껄껄 웃었다.
누군가 내게 안녕하냐고 묻는다면 '아이들이 아프지 않으니' 안녕하다고 답할 것 같다. 엄마가 되니 생활의 중심축이 아이들이 되었다. 근래 가장 기뻤던 때는 수안이가 앞으로 넘어져 입에서 피가 철철 났지만 발치를 면했을 때, 겸사겸사 구강검진을 받았는데 충치가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완모임에도 수현이 몸무게가 평균 이상이란 것을 확인했을 때다. 아마도 내가 가장 통제할 수 없는 게 아이들의 건강이라 그런 듯하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현재의 안녕이 충분한 행복이 된다. 삶의 초점이 지금, 여기일 수 있게 해주는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그저 주어진 오늘 하루 아이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 놀며 즐거우면 그만이다. 오늘도 안녕하고 행복했으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