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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용 Dec 12. 2024

육아하는 나의 곁엔 늘 책이 있다

책과 글이 좋아진 이유

나는 사실 나의 업을 다 내려놓을 만큼 육아가 좋진 않다. 당장에 나가 학회 강의를 듣고 싶고, 박사 원서를 내고 싶고, 센터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종종 결의를 다지기 위해 글을 쓴다. 아이들이 내 삶에 중요하니 나의 일은 잠시 한편에 제쳐둔다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작게나마 내가 나를 채우는 일은 도서관에 가 책을 빌려오는 일이다.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이 5권이면 2권은 내 책, 3권은 수안이 책으로 빌려온다. 아마 그 비율은 내 삶을 나에게 반절 이하, 아이들에게 반절 이상 쓰고 있음을 반영한다. 책을 못 읽고 반납하는 날도 부지기수다. 그래도 도서관에 가 책들을 훑어보고, 책 냄새를 맡고, 읽고 싶었던 책을 천가방에 담아 오면 행복하다.

수현이를 보통은 업어 재우는데 업어 재우면 비어있는 양손으로 책을 1시간은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책을 직접 구입해 줄도 긋고, 다시 상기하고 싶은 대목은 책 빈구석에 적어두기도 한다. 숏츠나 릴스 따위로 무분별하게 내 영혼을 잠식시키기보단 책을 읽으며 능동적으로 내 생각을 끌어내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들 자아 키우는 일에만 몰두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발버둥 치는 나를 보니 참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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