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낳고 조리원을 퇴소한다. 우리 가족은 4명의 완전체가 되었다.
우린 지난 시간 말할 수 없이 괴로웠다. 사정을 다 말할 순 없지만 34년의 인생 중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끝이 없는 터널을 지나는 것 같은 하루하루였다. 감사하게도 지난주에는 둘째도 맞았고, 길고 길었던 터널도 무사히 통과했다.
아침에 일어나 짐을 다 싸두고 침대에서 쉬는데 힘들었던 시기에 남편과 펑펑 울면서 봤던 <드라이브 마이 카> 영화가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 우리를 울렸던 독백은 다음과 같다.
바냐 아저씨, 우리 살아가도록 해요.
길고 긴 낮과 긴긴 밤의 연속을 살아가는 거예요.
운명이 가져다주는 시련을 참고 견디며
마음의 평화가 없더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하도록 해요.
그리고 언젠가 마지막이 오면 얌전히 죽는 거예요.
그리고 저 세상에 가서 얘기해요.
우리 고통 받았다고. 울었다고. 괴로웠다고요.
그러면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어여삐 여기시겠지요.
그리고 아저씨와 나는 밝고 훌륭하고
꿈과 같은 삶을 보게 되겠지요.
그러면 우린 기쁨에 넘쳐서 미소를 지으며,
지금 우리의 불행을 돌아볼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드디어 우리는 평온을 얻게 되겠지요.
우리 가족의 삶에도 평온이 찾아왔다. 지난 삶에서 쓴맛을 보지 않았다면 결코 이만한 깊은 감사가 없을 거다. 우린 또 언젠가 힘들테지만 길고 긴 낮과 긴긴 밤의 연속에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실 하나님을 묵상하며 버틸 거다. 평온을 주실 하나님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