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래용 Dec 04. 2024

애증의 모유수유

요즘 모유수유 누가 해? 내가!

수안이를 낳고 16개월 동안 모유수유를 했다. 모유가 나와 아이에게 먹일 수 있다는 것은 엄마로써 큰 축복이기도 했지만 유선염과 유두백반으로 꽤나 고생했었다. 그래서 혹여 둘째를 낳게 되면 굳이 모유수유를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 달리 수현이는 젖병으로 수유를 하면 3분의 1은 꼬박 토해냈다. 게다가 나는 젖이 비워지지 않아 염증이 생겼는지 이틀을 앓아 누웠다. 결국 수현이도 모유수유를 하게 됐다.

엄마가 되면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으면서도 희생만 하는 엄마가 되긴 싫어 모유수유를 고집하고 싶지 않았다. 모유가 면역에 좋을지언정 비타민 D와 철분은 부족하기 때문에 영양적으로도 별로라 생각됐다.

결론적으로 26개월만에 다시 모유수유를 시작하게 되었다. 모유가 면역에 좋다는 이론적 사유가 촌스러운 모성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출산과 육아에도 시대적 이데올로기가 존재한다는 게 참 웃긴다. 택일 받아 제왕절개를 하고, 출산 후엔 초유 먹이기는 커녕 이내 젖을 말리던 조리원의 MZ엄마들이 내게 신선했던 것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