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여름 감기를 동시에 앓았다. 나은 듯 싶다가 수안이는 구내염에, 수현이는 다시 여름 감기에 걸렸다. 태어난 지 100일이 채 되지 않은 수현이는 열이 더 오를 시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해 무척이나 긴장됐다. 다행히 입원은 면했지만 마음 졸인 하루가 10년 같았다.
아이들을 돌본 나도 목이 따끔한 정도로 여름 감기가 찾아왔다.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이들의 안부보단 나의 건강을 염려하는 물음이 먼저였다. 모유수유로 약을 먹지 못하니 "네가 나아야지"하며 분유를 먹이라는 말과 함께였다. 엄마의 걱정과 염려가 왜 그리 좋던지 감기가 싹 다 나은 듯했다.
손주가 예뻐 휴대폰 배경화면을 손주 사진으로 해둘지언정 손주 걱정보단 딸 걱정이 앞서는 엄마를 보니 내가 수안, 수현이를 사랑하는 근원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다가 지칠 땐 깊은 우물에 가득 담아둔 엄마의 마음을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