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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한 Mar 23. 2023

회사에서 배우는 것들은 측정할 수 없는 보너스다

이제는 이해되는 그 시절 그분의 헛소리

* 이 글은 90년생(정통 MZ), 9년 차 직장인(조직의 중간 역할)이 쓴 글입니다.


이직, 조용한 퇴사 등으로 다니는 회사를 부정하고 탈출하는 게 유행인 요즘, 나 역시 회사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당장 그럴 준비는 전혀 되어있지 않다. 회사에 뼈를 묻을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 다니는 회사가, 회사에서 하는 일이 고통스럽고 힘드냐 하면 또 전혀 그렇지도 않다. 심지어 일하는 게 재밌다고 느끼는 때도 있다. 그저 하루하루 묵묵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또 회사 밖에서도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나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 굳게 믿는다.


어쨌든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출근을 해야 하고 맡은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이 당장 주어진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면(퇴사할 수 없다면) 회사를 즐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원이 회사에 출근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는 '월급'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기업 취업이나 전문직이 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며, 최대한 오래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공기업, 공무원에 도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5년도에 대기업 직원이 된 나는 연차가 쌓이면서 단순히 월급 말고도 회사에서 나 자신에게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회사생활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다가 문득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당시 실장님이 신입들을 앉혀놓고 진행한 정신교육(?)이 떠올랐다.


회사에서 배우는 것들은 측정할 수 없는 보너스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월급과 연봉의 상승폭은 한계가 뚜렷하다. 따라서 나는 월급을 늘릴 수 없다면 다른 무언가를 회사로부터 쟁취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탕비실 거지들이 그렇게 많다더라..)

궁극적으로 월급 말고도 회사에서의 업무와 생활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쪽으로 사고의 방향을 전환하면 출근길이 그렇게 두렵고 짜증스럽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연차가 쌓이고 업무적으로 사회적으로 경험이 축적되면서 나도 모르게 성장해 있는 내 모습을 종종 발견할 때가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내가 회사원으로서 임무에 충실했기 때문에 쌓인 결과물이다. 특히나 나는 이쪽 업계에 대한 관심이 많고 연구소에서 거의 모든 부문을 컨트롤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나는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업무적인 것들 말고도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 중에 가장 큰 이득은 바로 '인간관계'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

인간이라는 동물은 필연적으로 다른 인간들 틈에서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능력을 회사에 출근하는 것 자체로, 심지어 월급을 받으며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 보면 갑자기 회사 생활이 즐겁게 느껴지지 않을까? 이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하게 될지, 개인 사업을 하게 될지, 아니면 백수 자연인이 될지 나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회사에서 배운 인간관계가 회사 밖에서 무엇을 하게 되더라도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이다.


통장에 찍히는 금전적인 보너스 말고, 회사에서 배울 수 이는 무형의 보너스들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가져갈 수 있을지 생각하며 출근한다면 우리의 출근길이 조금은 더 의미 있는 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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