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마케터 2개월 차

이제 며칠 뒤면 이직한 지 2달이 된다. 

여기서는 적어도 3년 이상은 다니고 싶다. 나름 맥시멈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가장 오래 다닌 회사 경력이 2년 반이기 때문에 그 기록을 넘어보고 싶기도 하고, 

여기서는 정말 새로 만들어 나가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도 든다.

이제는 좀 살만해졌다. 첫 1개월은 정말 일하는 것이, 이직하는 것이 이토록 사람에게 많은

스트레스와 힘듦을 주는가에 대한 생각을 매일 같이 했다. 그래서 정말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약속을 아예 잡지 않았고 약속을 나갈 에너지조차 없었다. 그저 매일 같이 회사, 집의 

되돌이표 같은 일상을 보냈고 집에 와서도 배운 것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애썼다.

그렇게 1개월이 지나가고, 2개월 차가 되고 나서부터는 좀 숨통이 트였다. 사람들과도 조금 더 편해졌고, 

마음이 잘 맞는 동료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여기서 어떻게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팀장님들과는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도 알아갔다. 

짧은 시간 안에 다소 많은 업다운이 있었지만, 나는 새로운 방식으로 그걸 해결해 나갔다.

고민했고, 생각했고, 주변에 조언을 구했고,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그 선택은 아주 옳았다고 생각이 든다.

그거 하나만 하더라도 나는 이전에 나에서 성장했다고 느꼈다. 전에는 사람과 안 맞으면 손절하거나 단절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면 그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됬기에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최대한 얼굴 붉히지 않는 것이 베스트라는 것을 배웠다. 

이 회사에서는 내가 중간 포지션에 위치한다. 팀장급이 있고 사원급이 있고 나는 그 중간급이다. 여기는 직급 체계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는 존재한다. 중간급이 거의 없는 터라 처음에 그것이 내게 부담으로 다가왔고 경력직에게 요구되는 어떤 업무적인 부분들이 있었다. 내가 혼자서 잘 해낼 수 있을지 두렵기도 했지만, '그 까잇꺼 뭐, 하면 되지' 하는 마인드로 하나하나 차분하게 해 나가고 있다.

내 페이스가 어떤 이에게는 느리다고 생각이 될 수 있지만 최대한 속도 조절을 해보려고 한다. 어느 정도는 끌어올리면서도 내가 번아웃되지 않게. 나는 여기서 많은 것을 시도하고 테스트하고 성과를 내보고 실패도 해보고 디벨롭도 해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