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터넷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빅마우스에서 여주인공인 고미호(임윤아 분)가 죽었다는 사실을 접했기 때문이다.
“으응? 정말 죽었다고.” 정말 죽었다.
올해 유독 좀 이상한 결말의 드라마들이 자주 얼굴을 비추는 것 같아 어이가 없다.
작가의 창작권 침해 아니냐 그런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 전개에 있어서는 작가의 많은 선택들을 응원하고 그건 작가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개 과정에 있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시청자가 보지 않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결말은 아니다. 결말은 결코 작가만의 것이 아니다.
결말은 드라마를, 작품을 여태까지 봐준 사람들에게 건네는 감사인사로 쭉 지켜본 시청자들이 허무함을 느끼지 않게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고, 그것이 최소한 작가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빅마우스의 결말은 정말 참담하다.
마지막 화를 전체적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클립으로 몇몇 장면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든 생각은 작가가 다크한 결말에 꽂힌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법으로 심판할 수 없는 최도하 시장을 자력구제를 통해 심판한다. 주인공 박창호가 진짜 빅마우스가 되어서 죽은 고미호의 유지대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
최도하를 죽이고 나온 박창호 앞에 조직원들이 고개를 숙이고 무슨 느와르 영화 처럼 엄청 힘을 줬다.
영상적으로 멋있긴 했는데 여주인공이 죽은 마당에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그러니까 작가의 결말은 ‘박창호가 빅마우스가 되어 법이 심판하지 못하는 자들을 처단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측면이 있으니 박창호가 법으로 인한 심판을 그동안 부르짖었던 것, 빅마우스라는 집단에 줄곧 거부감을 느껴왔던 것, 그리고 직접 처단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합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였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균형감각을 맞추기 위해 고미호를 제물로 바치기로 결정한다. 고미호의 죽음은 박창호가 법에서 나가 빅마우스라는 범죄 집단의 수장이 될 정당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약한 자들을 도와주는 착한 조직의 양면성을 갖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박창호는 고미호의 뜻대로 살겠다며 그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바라보면서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간다.
작가는 흡족했을지 모르나 시청자로서는 정말 기가막혔다.
애초에 박창호가 이 작품에서 지키고자 했던 게 무엇이었나? 자신과 가족이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다. 상처뿐인 영광이고, 솔직히 영광인지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