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매우 마지막회를 흡족하게 봤기 때문에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고 조금 놀랐다.
마지막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필자에게는 집에서 우는 오인주였다. 영혼이 쉴 곳이 그녀에게도 마침내 생긴 것이다.
막내 오인혜한테 돈이 간 건 약간 갸우뚱했지만 그럼에도 마지막 나레이션이 오인혜인건 좋았다.
세자매가 떨어져있어도 연결된 느낌이 들었고, 각자 원하던 걸 성취냈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따로 또 같이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왜 다른 시청자들이 불만족을 느낄까 궁금했고 댓글하고 리뷰영상을 찾아봤다. 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해가 가는 면도 있었지만 한편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필자가 작가이고 이 작품을 재밌게 봐서 그런 면도 분명 있을 거다. 그래서 이후에는 그 반응들에 반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될 것인데 그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불편함이 깊게 느껴질 거 같으면 보지 않기를 권한다.
그럼에도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읽어줬으면 좋겠다. 왜냐면 필자가 불만족하는 이들의 이유가 궁금하고 굳이 찾아봤던 건 결국 필자에게 주어진 피드백을 이해하고, 캐릭터를 쓰기 위한 평소 훈련이다.
1. 오인주와 최도일이 이어지지 않았다.
둘째 오인경과 하종호 커플은 이루어졌는데, 최도일은 고 실장 앞에서만 고백을 하고 오인주에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톤이 좋았다. 두 사람이 잘 되었어도 괜찮았을 거 같지만 그러면 뭔가 오인주가 오롯히 독립적인 주체가 된 느낌이 안 날 것 같았다.
자신이 그토록 갈망하던 걸 자신의 힘으로 성취한 느낌 말이다.
또한 최도일은 더 이상 돈세탁을 하지 않기 위해서 떠난다. 분명 오인주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그녀가 근본적으로 원했던 건 그리스의 호화저택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이 쉴, 생활의 근간이 될 공간이었다.
현재 당장 두 사람이 필요한 게 다른 상황이라서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잠시 이별(?)을 택한게 필자는 좋았다.
그리고 왠지 헤어지지만 그게 끝이 아닐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아쉽긴하지만 불만이 생기진 않았던 거 같다.
물론 이 드라마가 로맨스 드라마였다면 필자는 눈이 뒤집혀서 글을 썼을 테지만 이 작품은 로맨스가 주가 아니지 않나.
일각에서는 여성 서사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최도일이 너무 해결사 역할을 해서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필자는 오인주, 오인경, 오인혜가 그 역할을 충분히 했고 최도일도 분명 해결사 역할을 했지만 중추적이기까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2. 주인공들이 700억을 나눠서 가질 자격이 있나?
보배 저축은행 피해자들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스러웠으나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작품이 아니다. 그리고 보배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소송을 걸어야하는 건 주인공들이 아니다.
고의적으로 은행을 망하게 해서 부를 축적한 원령가다. 700억의 근간이 보배저죽은행 피해자들의 돈이라는 게 작품에서 나온적이 있던가?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그런 장면이 없는데 주인공인만큼 정의 실현을 하거나, 피해자들을 감싸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이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모양이다.
그런데 필자가 생각하기엔 보배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주인공들이 피해를 보상해야할 인과관계가 전혀 없다.
사기를 친 주체는 앞에서도 말했듯 원령가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주인공들이 돈을 가져야하는 이유가 뭐야? 불로소득 아니야?’
필자는 이 돈이 불로소득이라고 보지 않는다. 왜냐면 오인주, 오인경, 최도일이 없었다면 원령가, 정란회는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고 무너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비록 세 사람 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으나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뛰어들었다.
필자는 돈을 정말 좋아하지만 비자금을 결코 손을 대지 않는다. 왜? 삶이 위태로워지는 게 싫으니까.
그런데 오인주는 그렇게 했다. 물론 돈이 탐나서도 있었지만 그녀는 진화영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면 그 700억을 다 버릴 결심도 되어 있었다.
그리고 정말 해낸다. 고졸 출신에다 경리 직원일 뿐인 여자가 원령가 안으로 들어가고, 동생과 함께 그 집안을 박살낸다.
대단한 일이고, 개인적인 욕망에 따라 행동했지만 어느 정도 공익성도 있다. 때문에 필자는 오인주, 오인경, 최도일이 그 돈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다만 오인혜에 관해서는 여태까지 그녀가 보여줬던 독자적인 행보가 매력적이었던 것과 별개로 한일이 없어 약간 갸우뚱했다.
또 어떤 분 같은 경우는 최도일의 몫이 너무 작다고 하기도 했다. 최도일은 기여도가 크기 때문에 필자도 공감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