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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Design Nov 29. 2019

Jaime Hayon: Serious Fun

하이메 아욘 - 숨겨진 7가지 사연

오브제의 연금술사,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
잊고 있던 감정과 상상을 깨우다!


요즘 핫한 전시! 바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스타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의 전시를 대림 미술관에서 팀원들과 함께 관람하고 왔습니다. 하이메 아욘은 전시회를 통해 디자인이 줄 수 있는 영역이 오브젝트의 기능뿐만 아니라 감정까지도 전달하는 매개체임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는데요. 그는 오브제의 연금술사라는 별명처럼 사물 자체에 상상의 경계를 넘은 생명력과 감정을 불어넣고 사람들에게 자극 이상의 재미를 주어 관람하는 내내 선물을 받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는 하이메 아욘의 세계 속에 있는 오브제들이 저마다 사연을 들려줄 수 있도록 총 7가지 공간, 140여 점의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어렸을 때 꿈꾸었던 상상 속의 친구들을 만나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고 판타지 한 작품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요, 전시 구성을 7가지로 나눈 덕에 흘러가는 스토리가 있는 것처럼 각 공간에서 쏠쏠한 재미를 찾으며 행복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기분 좋은 가을에 감각적인 전시까지 보고 왔더니 크리에이티브한 감성이 마구마구 샘솟는 기분입니다.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Jaime Hayon: Serious Fun)≫ 의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연을 소개합니다.





1. 보석들이 열대지방으로 간 이유



첫 번째 섹션에 들어서자마자 강렬한 레드 컬러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크리스털 화병 세트가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파인애플과 같은 열대과일의 형상을 모티브로 하거나 골프공 패턴을 적용하는 등 재료에 대한 아욘의 과감한 실험과 도전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라 그 어느 공간보다도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 7개의 섹션마다 작품들이 말을 거는듯한 프로젝터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이메 아욘의 세계 속 오브제들은 그들의 언어로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한마디 한 마디씩 깊은 생각으로 이끌어내는 말들을 건네주어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어서 공간들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네 안의 보석을 빛내봐
이제껏 해보지 않은 시도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바뀔 수 있어"


오늘은 무언가 해보지 않았던 시도를 해서 삶을 보석처럼 반짝거리게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요?





2. 아프리칸도 가족의 사연



두 번째 섹션에서는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아욘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담아내며, 상상과 엉뚱함, 즐거움을 대변하는 상징적 장소로서의 서커스를 표현한 'Mon Cirque' 시리즈와 아프리카의 원시 미술에서 받은 영감으로 만들어진 섬세하고 화려한 색상의 유리 화병인'Afrikando' 시리즈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3. 트라팔가르의 체스 경기



블랙 앤 화이트의 체크 패턴으로 구성된 세 번째 섹션에서는 세라믹으로 제작된 거대한 스케일의 체스 조형물들이 모여 영국과 프랑스-스페인의 역사적 전투인 트라팔가르 해전(Battle of Trafalgar)을 재현하는 초현실적 공간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2미터도 넘는 거대한 체스 조형물은 아욘이 직접 그린 것으로 각 각의 체스 말은 생동감 넘치는 개성 있는 표정들을 담고 있습니다. 벽 세면이 거울로 되어있어서 체스 말의 모든 표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요. 또 체스 말 아래엔 바퀴가 달려있어서 직접 체스경기가 가능하다고 해서 흥미로웠습니다.


 작품은 2009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기간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설치됐었다 합니다. 관객들이 직접 말을 움직여 체스 게임을   있도록  이목을 끌었지만, 조국 스페인에선 혹평을 받았었다고 하네요. 참패한 역사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이유였는데요. 누구도 쉽게   없는 주제를 선정했다는 점과 표현 방식에 국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한 번 예술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있었습니다.




또 트라팔가르의 체스경기에는 이런 메시지가 있었는데요.


"저기? 나야 나, 킹 (King)!

해전은 끝났을지 몰라도 나 아직 게임 안 끝났어.

진짜 끝은 넘어질 때가 아니라

포기할 때를 말하는 거야."


문득 하이메 아욘의 트라팔가르의 체스경에서만큼은 스페인은 참패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넘어지고 안 풀리는 일이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언젠간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4. 상상이 현실이 되는 꿈



계단을 올라오니 분홍색 벽과 육각형 타일이 가득한 방에 들어왔는데요. 바닥까지 섬세하게 전시의 영역으로 활용한 대림미술관의 공간 연출에 만족하며 전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네 번째 섹션에선 하이메 아욘의 회화적 감각이 돋보이는 대형 캔버스 작품 5점이 소개됩니다. 아욘의 꿈의 전경을 묘사한 이 작업들은 작가의 스케치에서도 자주 등장하듯 강렬하면서도 자유로운 선과 패턴들이 유기적으로 교차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욘이 청소년 시절에 경험한 그라피티 문화로부터 영향받았음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기도 합니다.


검정과 골드 주황색 흰 배경만으로도 영역이 전혀 비어 보이지 않는 다채로운 드로잉 감각에 감탄하기도 했는데요. 도슨트 큐레이터가 작품 중에 숨어있는 사물과 작가의 싸인을 찾아보라는 퀴즈에 작품에 더 집중하며 분홍빛의 몽글몽글한 상상 속 꿈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5. 수상한 캐비닛



다섯 번째 섹션인 수상한 캐비닛에서는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다양한 오브제 70여 점을 한 자리에서 소개하며, 작가가 보유한 200여 권의 스케치북 중 일부를 함께 선보임으로써 상상과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브랜드 야드로(Lladro)를 포함하여 다양한 브랜드, 소속 장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재료의 한계에 도전하고 수공예로 표현될 수 있는 최상의 퀄리티를 담아내고자 하는 디자이너로서의 진지함(Serious)과 동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즐거움(Fun)을 추구하는 아욘의 작업 철학이 돋보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벽면 가득 채운 오브제들을 선보이는 이 전시구성은 대림미술관 기획팀과 작가의 첫 미팅에서 하이메 아욘이 열정 가득한 눈빛으로 본인의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스케치북에 드로잉 한 결과라고 하는데요. 바로 이날, 아욘은 캐비닛 오브 큐리오시티(Cabinet of Curiosities)에서 착안한 섹션을 구성해보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훗날 실제 전시 섹션에 포함하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었던 일이라고 하네요.





6. 가구가 반짝이는 푸른 밤



여섯 번째 섹션에서는 작가가 디자인한 화이트 색상의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가구들로 푸른 우주 속을 부유하는 듯한 모습으로 연출하여, 오브제만이 아닌 공간 디자이너로서의 하이메 아욘의 측면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하이앤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작가 고유의 개성과 스타일에 브랜드 이미지 제고 가능성까지 충족되었으며, "디자인은 사용자의 감성을 건드리고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하이메 아욘의 디자인 철학이 잘 묻어났던 감각적인 의자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의 존재에는 우연은 없어!

다 이유가 있지!"


여기서도 마음이 심쿵하네요.





7. 아욘의 그림자 극장

그림자 극장의 아욘의 캐릭터들


아욘의 그림자 극장은 8개의 아욘의 상상 속 캐릭터들이 무대 위로 관람객을 초대하여 모두 함께 그림자 극을 만들어내는 마법과도 같은 경험을 선사합니다. 마치 작품이 놀이터로 바뀐 듯한 공간이었습니다. 어렸을 적 그렸던 스케치 그림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벽면에서 통통 튀어 다니는 캐릭터를 만날 땐 그림자 연극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습니다.




마치며


너의 상상 속에 살고 있는
친구들을 잊지 않는다고 약속해줘.
우린 항상 그 자리에서 계속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거든.

그걸 기억하는 게 중요해.



하이메 아욘의 이번 전시는 최근 경험했던 전시들 중에서도 독특함에서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동화 속 나라에서 오래된 상상 속의 친구를 만나고 온 듯한 스토리와 창의력 뿜뿜되는 멋진 공간 연출까지.

공예작품들은 실용적이며 비주얼적으로도 아름답고 하나같이 고퀄리티여서 소장하고 싶은 욕심이 났는데요. 창작자의 의도와 사용자의 필요 그 경계를 넘는 디자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Jaime Hayon: Serious Fun)≫ 는 전시 종료일을 12월 29일까지로 연장했다고 합니다. 한 겨울이 오기 전 따뜻한 동화 속 나라로 훌쩍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행복하고 감각적인 공간으로 여행 다녀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전시 정보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기간 : 2019년 4월 27일 ~ 12월 29일
장소 : 대림미술관
오픈 시간 : 화~일 10:00 ~ 19:00 / 목~토 10:00 ~ 20:00 /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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