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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Dec 20. 2024

더 빠르게 실패했어야 했다.

책 <더 빠르게 실패하기>를 읽는 중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어쨌거나 새로운 문을 여는 (일을 저지르는)  추진형 인간이 있다.

체크리스트까지 만들어가며 일을 꼼꼼하게 제대로 해야 한다고 배워온 내가 보기에는

추진형 인간들은 실수가 많다.


'이왕 하려면 제대로 좀 하지' 라고 내심 마음속으로 핀잔을 반복했다.

하지만

완벽하게, 꼼꼼하게 일을 하려는 나의 태도는 어쩌면

쉽게 도전하게 하기보다는,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게 되는 결과로

나를 이끌게 되는 것 같다.


사진: Unsplash의Fonsi Fernández


<더 빠르게 실패하기>라는 책을 읽고 있다.

책 내용은 매우 흥미롭다.

처음에는 내가 즐거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러고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더 자주 실패하라"고 한다.


동기부여의 측면에서

작은 성공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익숙하다.


하지만 이 책은 '가능한 빨리 형편없이 하라'고 알려준다.

사례가 있다.

어느 도자기 공예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A를 받기 위해 빚어야 하는 도자기 작품 수를 50개로 정해주었고,

나머지 한 그룹에는 가장 잘 만든 단 하나의 작품으로 평가를 하겠다고 하였다.

학기가 끝나고

미적, 기술적, 섬세함 면에서 뛰어난 작품들은

어느 그룹의 학생들로부터 나왔을까?


신기하게도

단 하나를 멋지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룹이 아니라,

한 점 한 점 빚어가며 실수를 더 많이 한 그룹의 학생들이

더 뛰어난 작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완벽하고 정교한 단 하나를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룹은

대부분 몇 점 완성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재빨리 실패하는 것은

한계를 반복적으로 확인해 가는 과정이다.


회사에서 만나온 추진형 인간들은

어쩌면 그렇게 뭔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지도 모른다.

제대로 할게 아니면 안 하는 게 낫다며

그들의 뒤에서 투덜거렸던 나의 태도는

시간이 갈수록 성취 없는 현재에 대한 변명이 되어갈 것이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중요한 것은
정말 엉망진창인 초안을 써보도록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것이다."

<더 빠르게 실패하기> 93p


사진: Unsplash의Nik, Unsplash의Jp Valery


투자에서 조기은퇴 계획에서 제대로 실패 중인 나를 돌아보면

그 과정은 너무나 진지하고, 무겁고, 절실했으며 거창했던 것 같다.

만약에 내가

한 번에 결승선까지 가려고 하지 않고

쉽고 빠르게 작은 실패들을 반복하며 조금씩 나아갔다면 어땠을까.


훌륭한 뮤지션이 되고 싶다면
먼저 엉망인 음악을 수없이 연주해 봐야 한다.

진정한 예술가가 되고 싶다면
먼저 어설픈 예술을 창조해 봐야 한다.


경쾌한 걸음으로

부담 없이 실패를 반복하며 또 시도하고

뜻밖의 결과를 만나

의외의 길에 들어서기도 하는

즐거운 상황이 떠올라 미소를 지으며 오랜만에 좋은 책을 담아가고 있다.




그냥 시도하라

자신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초보자로 여겨라

항상 호기심을 갖고 즐겁게 행동하라

실적이 아닌 배움에 초점을 맞춰라

실수를 당연히 여겨라

자신이 모르던 것을 발견하려 애써라

전문가처럼 보이려고 하지 말고 모르는 것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라


 - <더 빠르게 실패하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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