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어르신들이 자주 쓰는 표현 중에
‘골마중’ 한다는 말이 있다고 해요.
함께 일하다 누군가
일이 늦어져 거들어야 할 때
맞은편에서 일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밭고랑을 마중 나간다는 말에서 나온 표현 같은데요.
이웃의 마음을 주고받는
그런 마음씀씀이
어디서도 빛나지 않을 리 없습니다.
요즘 누군가를 마중 나가는 일은 정말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느긋~하게 마중을 하는 풍경도, 요즘엔 드문 모습이긴 하지요.
휴대전화 하나면, 많은 걸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마중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대신할 수 있는 것들이
물론 많아지긴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골마중 한다는 말처럼 잘 쓰지도 않는 말을
오랜만에 듣고 보니, 누군가를 위해
마중을 나가는 일이, 사실은 참 수고로운 일이고,
정성을 쏟는 마음이고, 귀한일이구나 싶었습니다.
마중 나가는 그 작은 몸짓에도,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스며있기 때문이겠지요?
골마중한다.
도시 생활하면서 밭고랑 마중 나갈 일은
많지 않겠지만 주변을 돌아보면서 마중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봅니다.
상대가 어떤 말을 좋아할까. 이왕이면 따뜻하고 좋은 말을 준비하고
오랜 정성이 들여 배웅하고 기다리는 시간.
몸으로, 시간으로, 정성으로 익혀 아는 것들야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배움은 아닐까 ....
마중하는 마음 언저리가 씁쓸해지는 가을 초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