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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Mar 23. 2024

인생을 즐겁게

한 번 사는 인생, 이왕이면 즐겁게 살자고 모두가 생각하지만, 매일 아침 일어나 회사에 출근하고 일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야근하느라 집에 늦게 들어와 금방 침대에 누워 자는 삶에 어떤 즐거움이 있을 수 있을까. 요새 서점 베스트셀러 매대에 꼭 쇼펜하우어의 고통의 관한 책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보면 다른 사람들도 다.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놀랍게도 무료했던 일상이 즐거워졌다. 내 인생에서 마지막 시험일 건축사 시험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험공부가 즐거운 것은 아니고, 수험생 신분이 되니 건축사 공부하는 게 아니면 무엇이든지 다 재밌어졌다. 그동안 너무 귀찮았던 영어공부도, 운동도, 다 재밌다. 인생에 해내야만 하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딴짓을 하는 것은 왜 이렇게 재밌는 걸까. 하루 종일 학원에 앉아 있어야 하는 주말 하루가 아까워서 비싼 수강료를 내고도 잘 가지 않았다. 누군가는 자신의 의지박약을 이렇게 합리화를 하는구나 하겠지만, 내 자신도 인정하는 바이지만, 정말 오랜만에 인생의 즐거움이 찾아왔는데 고작 건축사 자격시험이라는 것으로 지금 이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해야만 하는 걸까. 오늘을 위해 희생한 과거가 자랑스러운가, 후회스러운가. 젊을 때 더 놀걸, 더 많은 걸 경험할 걸, 정말 많이 듣지만, 사실 그동안 열심히 삶을 살아 현재를 잘 누리는 사람의 기만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을 충실히 살지 않았던 사람들의 그때 더 열심히 할 걸, 노력할 걸 하는 후회는 들을 기회조차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의 즐거움을 희생해서 건축사 면허를 갖추지 않은 것에 대해서 미래의 나는 후회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어떤 선택을 했든 지난날들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는 있는지.


 이런 고민들은 인생을 너무 완벽하게 살려고 할 때 발생하는 것 같다. 이 선택이 맞나,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게 맞나 하는 걱정과 두려움, 삶의 중요한 상황과 문제로부터의 도피에서 오는 일탈감과 즐거움 모두 너무 잘 살고 싶은 마음에서부터 오는 것이다. 진짜 즐거운 삶을 사려면 너무 잘 살려는 마음에서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한 번 사는 인생 이왕이면 잘 살려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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