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ily gl grim Jan 29. 2020

1층엔 주차장 대신 가게를..

 아파트가 아닌 주거지역을 가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지럽게 세워진 차들이다.

오늘서울 도심의 건축법에 따라 다가구나 다세대를 신축하게 되면 설계 시 1층엔 필로티와 주차장을 지을 수밖에 없게 된다. 평당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이나 하는 땅에 주차장을 짓지 않고 건축하는 행위는 오히려 주어진 용적률과 건폐율을 다 쓰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어서 이것은 사치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수도권 건축물 주차장관련법은 80제곱이상 기준 세대수에 맞게 구비하게 되어있다. 따라서 주차장은 줄일수록 건물도 작아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국내의 여러 건축가가 내놓는 도시건축의 해법 대부분은 1층의 상가와 쇼윈도를 활용해야 도심에 활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유현준 저(어디서 살 것인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황두진 저(무지개떡 건축, 가장 도시적인 삶) 주차장 법은 도시건축의 올바른 방향과 정책의 방향이 상충하는 첫 지점이다. 유럽의 도시가 걷기 좋은 것은 거리에 놓인 수많은 1층 상가들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거리 수많은 콘텐츠가 있어서 저절로 활기가 생기는데 주차장만 가득한 우리의 거리는 생기가 없고 지루한 얼굴을 하고 있다. 연남동 익선동 이런 동네가 뜨는 이유는 길이 좁아 차가 들어가기 힘든 곳들인 이유도 있다. 태생적인 이유로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여느 도시 풍경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해법은 사실 건축주나 예비건축주에게 용적률에 집착하지 말고 건축을 보는 눈을 키우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하지만 집은 부동산이라는 경제개념이기도 하다 보니 이해가 상충해서 같은 모양의 필로티 건물에게  앞으로 20~30년 동안 도시를 내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빚으로 공사비를 대는 대부분의 건축주에게 값비싼 설계나 경제성을 포기하고 세대수를 줄여 독특한 구조와 모양을 가진 훌륭한 건축물을 선택하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강요나 규제보다는 오히려 더 나은 선택지와 혜택을 줌으로써 바꾸기를 꾀해야 한다.


부지를 매입해 공용주차장이나 공공주차장 건설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 일부를 1층에 주차장 대신 상가를 짓는 건축주에게 대여 혹은 판매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활용한다면 가능성 있지 않을까?


도심에 모자란 주차장 비용을 해당 건축주에게 판매한다면 상가에 대한 공급도 늘어나고 도시미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한해 자동차 등록대수는 2015년을 기점으로 증가폭이 매년 감소하는 중이고 자율주행과 공유자동차 시장의 확대로 자가용 전성시대는 앞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어서 관련법이나 규정이 정비되었으면 한다. 거리가 온통 텅 빈 필로티로 뒤덮이게 전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