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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니 Dec 15. 2021

앨범깡과 환경오염 그리고 메타버스

메타버스 시대, K-POP과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다.



1. K-POP 산업의 주요한 특징, '앨범과 굿즈 문화'


K-POP 산업을 이루는 데에 '앨범'이나 '굿즈'는 이제 너무나 익숙한 요소로 그 종류도 구성도 다양하게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이 '앨범'이나 '굿즈'는 해당 물건이 가진 기능적 필요보다는 소장 자체를 통한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경우가 다수이다. 솔직히 요즘 앨범을 통해 음악을 듣는 이들이 얼마나 있는가? 팬들은 음원 스트리밍을 통해 음악을 감상하지만 스트리밍은 실질적인 형태를 가지는 행위는 아니다. 반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으로써 아티스트를 향한 자신의 애정을 확인하고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물질적인 '앨범'이다. '굿즈' 역시 마찬가지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굿즈들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굿즈는 실용적인 측면보다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과 그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통해 구매 욕구를 일으킨다.



2. K-POP에서도 대두되기 시작한 환경문제


K-POP 산업에서 '환경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앨범깡'으로 불리는 문화가 문제로 지적된다. '앨범깡'이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 후 개봉하는 행위로 이는 '랜덤으로 들어 있는 포토카드 중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팬사인회의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버전의 앨범을 모두 소장하기 위해'와 같은 이유로 이루어진다. 앨범 자체의 실질적인 필요보다는 앨범 내 일부 구성품, 추가적 혜택, 의미적인 측면 때문에 구매가 발생하는 것이다. 때문에 앨범 마케팅은 팬들의 심리를 자극해 물질적으로 불필요하고 과도한 소비를 조장한다고 비판받아 왔다.


특히 환경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현재는 '앨범' 과소비 조장에 대한 비판을 넘어 '잘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합성소재로 제작된 앨범' 과소비 조장에 대한 비판으로 그 관점이 환경적인 부분으로 넘어와 지적되기 시작했다. 해당 문제와 관련해 K-POP 팬들은 인터넷을 통해 문제 개선 방안을 다양하게 생각하고 공유하고 있다. 나아가 엔터테인먼트 기업 역시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실제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앨범 제작시 친환경 종이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세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가상의 세계에서 이루어진다면 어떨까?'.



3. 가상 세계로 현실 세계의 문제를 옮길 수 있을까?


'메타버스'란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5G 상용화에 따른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코로나19 팬더믹에 따른 비대면 추세 가속화로 점차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결합해 그 쓰임을 기대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제페토는 국내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SM, YG, JYP, 빅히트 등과 협업하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소속 가수들을 앞세워 플랫폼 내에서 퍼포먼스, 버추얼 팬사인회 등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 메타버스에서 활용되는 것이 'NFT'인데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라는 뜻으로,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을 말한다. NFT를 활용해 굿즈를 디지털화하고 이를 메타버스 콘텐츠로 확장하게 되면 아티스트의 NFT를 보유한 팬들을 대상으로 팬미팅 개최, 새 앨범의 할인 등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소속사와 아티스트들은 NFT를 통해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이 이루어지는 가상의 세계이다. 그렇다면 현실의 문제를 가상의 세계로 끌고와 해결할 수는 없을까? 사실 앨범이나 굿즈를 비롯해 사람들이 무언가를 수집하는 행위는 개인이 해당 행위 자체에 주관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이루어진다. '의미' 주관적인 감정이다. 객관적인 효용과 다른 것이다. 수집은 존재 자체에서 만족감을 얻기 때문에 물건이 가지는 무형적 가치가 수집의 가장  동기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수집이라는 행위는 어떤 것보다도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가치 있는 행위가 되지 않을까? 이미 지금도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투자하며 가방이나 신발 같은 상품을 아이템화해 인기를 끌고 있다. 메타버스 생태계가 더욱 발전한다면 '현실과 비슷한' 넘어 '현실과 같은' 하나의 세계로 지금보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현실에서 발생하는 많은 팬덤 활동이 메타버스 세상으로 옮겨 진행되는  역시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더불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새로운 수익 창구로 활용해 '앨범깡' 같은 문화를 없애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4. 실현 가능성과 개선해야할 점


우선 메타버스 시대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그 자체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여겨진다. (사실 이미 실현되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시간을 현실 세상을 통해서만 살아오다가 이 개념을 갑자기 마주한 '어른들'은 이것이 낯설고 새롭고 복잡한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Z세대들은 어떨까? 개념 혹은 이론은 모르더라도 그 현상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세대는 될 수 있다. 인터넷이 이미 존재한 때에 태어난 세대들이 인터넷에 관련된 지식은 모르더라도 인터넷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환경문제 개선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메타버스 시대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사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계기는 'NFT와 탄소 문제'에 관한 글을 읽고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NFT 사업 설명을 통해 아미들은 해당 사업이 기존에 방탄소년단이 전해온 메시지와 다르다며 불매운동을 벌였다. 실제로 NFT 발행, 거래, 저장 등 모든 단계에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올해 3월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비플의 NFT 작품 거래에는 1년 동안 13가구가 전력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양의 78,597kg의 CO₂를 배출했다. NFT 거래가 이루어지는 블록체인은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모하고 그 결과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NFT의 에너지 과소비 문제는 앞으로 기술 발전을 통해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며 현실에서의 탄소배출 문제 일부를 이 세계에서 대체해 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은 환경문제에 부정적인 분야로 보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기술 발전과 더불어 긍정적 활용법을 찾는다면 오히려 탄소 문제의 대안책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 또한 동시에 든다.



5. 마무리하며


엔터테인먼트는 다른 산업보다도 소통과 관계, 의미가 중요시 여겨지는 분야이다. 단순히 음악이나 영상 같은 작업물 뿐 아니라 아티스트와 팬덤 그리고 회사 사이의 관계, 더 나아가 그들 사이의 관계를 넘어서는 곳까지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서로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이 가지는 영향력은 막대하고 그들 스스로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메타버스 세상이 진짜 내 세상처럼 익숙하지는 않은 20대 중반의 필자 역시 메타버스 시대와 변화하는 덕질의 모습이 마냥 신기하거나 익숙하게 받아들여지지만은 않는다. 하지만 음반에서 음원으로, TV에서 OTT로 덕질의 환경이 자연스럽게 변화해온 것처럼 메타버스 역시 미래의 주요 덕질 생태계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보면 그 모습과 활용 범위가 기대된다.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트렌드를 잘 접목시켜온 K-POP은 바로 지금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활발하게 해나가고 있다. 변화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뒤따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POP은 문화를 구성하는 생산자와 소비자, 아티스트와 회사 그리고 팬덤 회사 모두가 어떤 산업보다도 함께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곳이다. K-POP을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에 대해 분석하고 제안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믿는다. 이들 모두를 통해 메타버스 세계와 접목된 머지 않은 미래의 K-POP이 팬들의 개인적 덕질 측면에서도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더 커지는 방향으로 발전되길 기대해본다.








자료 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3&oid=055&aid=0000939454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10&oid=018&aid=000510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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