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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TAE Aug 21. 2024

콜라보 앨범을 발매합니다.

로미어캣님과 함께 만든 앨범 작업 이야기

Intro

새로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열정적이고 다방면의 음악 활동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 ‘로미어캣’님과 콜라보를 했습니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작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배우는 것도 많고 재밌게 작업했습니다. 그렇게 공동으로 작업한 곡을 늦여름 싱글 앨범으로 발매합니다.


그동안 협업작곡가님이 만든 곡을 믹싱, 마스터링으로 사운드를 완성하는 방식이었습니다만, 이번 앨범에서는 믹싱, 마스터링과 함께 베이스 기타 연주로도 참여했습니다. 새 앨범 콜라보 작업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콜라보의 시작은 베이스 기타로부터

작업은 로미어캣님이 인스타에 올리신 스케치 영상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비트에 대한 의견을 가볍게 나누다가 콜라보 이야기가 나왔어요. 저역대가 비는 느낌이 들어 베이스 기타 실연 레코딩을 겠다고 했고, 그렇게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마침 베이스가 아쉬우셨다는 후문이.)


전체 방향성이 있는 스케치를 들으며 베이스 레코딩 세팅을 하고 한 번에 녹음했습니다. 느껴지는 다이내믹에 따라 Thumb picking, 핑거링, 슬랩의 세 가지 주법으로 연주해 들려드렸습니다. 빠르게 스케치한 베이스와 곡의 방향성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본 작업의 베이스는 두 번 더 레코딩을 했고, 그것도 몇 차례 편집과 각종 플러그인을 사용해 완성된 사운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베이스 기타로 작업에 참여해서 즐거웠지만, 한편으론 실연 레코딩의 어려움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베이스 세션 연주자분들의 실력이 새삼 존경스러워집니다. 



사운드 메이킹은 상상력과 기술이 만나는 점

그동안 믹싱 마스터링을  몇 차례 해왔고 제 곡도 항상 직접 하고 있었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느낀 것은 사운드 메이킹은 얼마나 사운드를 상상할 수 있는가와 그걸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몇 가지 재밌었던 지점이 있어요.


로미어캣님은 선명하게 원하는 사운드가 있었습니다. EP와 보컬 코러스가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움직이는 사운드, 마치 옛날 전화 톤 같은 중반부 구간이 그것입니다.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이론적으로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것저것 연구해 보면서 방법을 찾았습니다.


보컬 코러스가 좌우로 움직이는 건 Soundtoys의 PanMan이라는 플러그인으로 만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좌우로 움직이는 사운드의 속도와 깊이, 공간감을 만들 수 있는 툴이었어요. 처음 써봤는데 의도에 딱 맞는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 사운드는 클라이맥스에서 보컬과 베이스의 선명한 대비를 만드는 장치가 되었습니다.


중간부 옛날 전화 톤 같은 구간은 곡이 진행 중에 그 부분만 좁혀지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전체 음역대의 사운드가 점점 좁혀져서 그 구간에 이르고, 구간을 지난  다시 넓혀지는 방식으로요. 밴드패스(bandpass) 필터를 만들고 주파수 범위를 자동으로 움직이게 했고, 전체에 필터가 걸리도록 사운드 경로도 다시 구성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에 따라 사운드가 좁혀지고 넓어지는 로직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Soundtoys PanMan & Bandpass Filter



전문가의 피드백은 소중한 성장의 지침

작업 시작한 지 한 달 후 즈음 진실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저도, 로미어캣님도 사운드 완성도가 어느 정도 잡혔다고는 공감대가 생겼어요. 그즈음 로미어캣님이 음악 선생님께 곡을 들려드렸고, 곡을 실제로 수준 있게 만들는 분의 깊이 있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운드의 질감과 음압, 곡의 밀도, 스테레오 감과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지점 등, 안주하지 않고, 조금 더 완성도를 만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로미어캣님의 새로운 아이디어로 브레이크다운의 침묵구간, 여러 번 수정해서 안정감을 찾은 밸런스, 꾹꾹 눌러 넣어 밀도 있게 올린 음압까지, 애정 어린 피드백 덕분에 좀 더 높아지는 완성도를 경험했습니다. (강미승 선생님 저도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


최종 믹스 프로젝트 창



Outro

음악 작업을 이어가면서 저 만의 접근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아이디어는 어떤 것이든 일단 긍정하고 가능성을 기대하기. 작업에 대한 의견은 솔직하되 상처받지 않게 정중히 전하기. 과정이 때로 더디더라도 배우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잘 안되거나 어려운 건 내가 부족한 탓이니 성장의 기회로 삼기, 등. 경험을 통해 이런 생각들이 점점 선명해지네요. 작업의 소중함을 느끼고 즐기다 보면, 결과의 만족으로도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음악 작업으로 바쁘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콜라보를 통해 음원을 새로 발매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기쁜 일입니다. 다시 한번, 콜라보를 제안하고 잘 이끌어주신 로미어캣님께 사드립니다.


어느새 여름도 끝이 다가오는 느낌이 드네요. 새로운 곡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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