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축축한 공기가 낮은 하늘 아래 포진해 있다가 움직임을 포착하여 사정없이 달려든다. 움직임이 격해졌을 때 온몸이 물기로 범벅이 되었다.
이열치열이란 말을 위안 삼아 불덩이를 굴리듯 있는 힘을 다해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얼마 전부터 자전거 바퀴를 롤에 고정시켜 실내에서 자전거를 탔다. 실외에서 타는 자전거처럼 재미나 스릴은 없어도 운동효과만 보자면 그런대로 견딜 만하다.
더위도 심하고 소나기도 자주 내리는 날들이 이어지다 보니 자연히 바깥 외출이 뜸해지는 현실이다. 건강에 취약한 환경에서 강한 면역력은 생명과 직결된 만큼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다 보니 생전 관심 없던 건강식품에도 눈길이 가고, 더위에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호하게 된다.
날씨만 허락하면 자전거를 타고 야외로 가거나 황톳길을 걷거나, 등산을 하는 것이 평소 운동 방법이었다.
하지만 실외운동은 날씨에 따라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실내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게 됐고,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한 것이 실내자전거 타기였다.
자전거는 초등학교 때부터 탔고, 중학교 때는 사이클을 타고 제법 위험한 도로를 달리는 것에 어떤 자유와 스릴을 만끽했다.
그 시절엔 지금처럼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잘 구비돼 있지 않아 달리는 곳에 따라서 어느 정도 위험이 뒤따랐다.
질풍노도와 같은 젊은 시절에는 위험 또한 짜릿한 모험으로 다가왔다. 자전거 타기는 과격한 열정의 발현이며, 낭만의 표현방식이었다.
친구와 경쟁하듯 자전거를 타면서 전력 질주할 때 흐르는 땀은 내부에 싸였던 온갖 신체적 노폐물뿐만 아니라 정신적 억압이나, 감정의 부정한 찌꺼기까지 배출되는 강력한 효과를 주었다.
자전거 타기는 나이를 초월해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레저 스포츠이다. 타는 순간마다 모두가 다른 눈으로 풍경을 보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
시간에 따라 달리는 속도에 따라 장소에 따라 각자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달리는 동안 자연과 하나가 되고, 삶의 역동성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자전거 타기 예찬을 하고 있는 지금, 비록 실내 자전거를 타고 있지만, 베란다 밖 푸른 산등성을 바라보며 자연 속을 달리는 나를 상상하며 열심히 페달을 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