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제 Sep 11. 2015

후쿠오카 여행기 #5

Music is all around us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후쿠오카에서도 음악을 듣고 싶었다. 저녁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무렵 식사를 하고 어제 Dan city에서 만난 직원의 추천으로 알게 된 버스킹 장소로 발길을 향했다. 직원이 추천해준 나카스 다리 위로 향했지만 나카스 지역의 다리는 총 8개나 되었다. 우선 사람이 제일 많을 것 같은 곳으로 갔지만 휑하니 바람만 불고 있었다. 

이 다리 양쪽으로 조그만 강물을 사이에 두고 양쪽의 분위기가 너무 다른 게 신기하게 다가왔다. 왼쪽으로는 포장마차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양복을 입은 수 많은 직장인들이 힘찬 점원의 인사에 이끌려 포장마차에 앉아 부어라 마셔라 시끄럽게 시원한 밤공기를 즐기고 있었다. 반대편으로는 세련된 유럽식 펍이 늘어서 있었다. Maroon 5의 Sugar와 같은 곡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잘 차려입은 젊은 남녀들이 흥겹게 춤추고 있었다

중간중간 포장마차에는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외국인들도 자리 잡고 있었다. 서툰 영어로 외국인들에게 말을 거는 일본 직장인들의 모습에서 한국의 평범한 직장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머리 끝까지 취해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계속 말을 거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밌게 보였다. 한국도 일본도 회사원들은 모두 비슷한 모습을 하며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가끔 술에 취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총 3개의 다리를 건너고 이 보석과도 같은 밴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동안 일본의 여자 보컬들은 비음으로 귀여운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했지만 이 밴드의 보컬은 탄탄한 중저음을 가지고 있었다. Maroon 5의 Sunday  Morning에서부터 Englishman in NY으로 이어지는 팝 라인의 곡들이 후쿠오카의 하늘과 강가를 더욱 아름답게 했다. 

보컬과 기타 두 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현재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서울에 가본 적이 있다는 보컬은 동대문의 옷이 너무 비싸다고 했다. 내가 한국 사람들은 이제 동대문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더니 역시 그럴 줄 알았다며 아쉬워했다. 일본에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거리 공연을 일상적으로 한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다가와 이야기를 하고 공연 도중에 멈추어서서 잔을 나누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버스킹 문화와는 다르게 정확한 시간에 나누어져 버스킹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팀의 공연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앰프는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공연을 하는 게 매너라고 했다. 지금은 이 다리 위에서 노래하지만 언젠가는 큰 공연장에서 노래할 거라고 하며 그때 되면 초대할 테니 꼭 연락하라고 했다. 나는 이 밴드가 크게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역시 어제 Dan city의 직원이 추천한 Old pop live club인  Memories라는 펍이었다. 오키나와에서 즐긴 라이브 클럽과 마찬가지로 멋지게 차려입은 올드팝 밴드가 신나는 음악들을 연주하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에서부터 청년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이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그래도 흥겨운 분위기 속에 함께 즐겁게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20대가 즐기는 다리 위의 버스킹에서부터 직장인들이 즐기는 라이브클럽과 장년층이 즐기는 올드팝 카페까지 일본 사람들이 즐기는 음악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후쿠오카에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가본다는 캐널시티나 여러 가지 맛집은 가보지 못했지만 일본 사람들의 삶을 조금 엿볼 수 있었던 좋은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내일이면 아침 일찍 짐을 꾸려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바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때 이곳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 좋은 분위기를 떠올리며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할 것이다. 



후쿠오카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합니다

1. Dan city : 라이브클럽, 페이스북에서 Dan city 검색

2. Memories : 올드팝 라이브클럽, 구글맵에서 Memories hakata로 검색 (나카스에 위치)

3. 나카스 다리 위 : 버스킹 스팟, Hotel Resol hakata 뒤쪽 강변 다리


다리 위 공연하는 밴드의 이름은 Paw pad of a camel입니다. 페이스북에서 검색 가능하며 매주 목요일 9시부터 공연한다고 합니다. 공연 일정 등도 페이스북에 공지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후쿠오카 여행기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