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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제 Oct 03. 2015

직장 상사 스트레스 너무 힘들어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와 인턴 

직장 상사하면 떠오르는 감정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스트레스, 짜증, 답답, 세대차이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먼저 떠오르실 거라 생각합니다. 수직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직장상사는 대하기 어려우며 자신의 감정과 생각만을 앞세워 부하직원들을 괴롭히는 악마와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미생'의 오 차장과 같이 자신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부하직원을 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직장생활을 하며 본 받을 만한 상사, 그리고 믿고 따를 멘토는 없는 걸까요?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 대표 이정근)이 직장인 891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에서의 멘토 필요 여부’를 조사한 결과, 무려 95.9%가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직장에서 멘토가 필요할 때는 ‘업무 전반에 어려움을 느낄 때(61.6%,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회사생활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을 때’(59.4%)가 바로 뒤를 이었다. 계속해서 ‘스트레스가 늘어날 때’(37.4%), ‘의지할 사람이 필요할 때’(36.3%), ‘확실한 인맥이 필요할 때’(20.4%) 등이 있었다. 

멘토로부터 배우고 싶은 것으로는 ‘업무 관련 전문 지식’(65.2%, 복수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풍부한 경험’(60.8%), ‘커뮤니케이션 능력’(36.5%), ‘뛰어난 자기관리 능력’(33.6%), ‘뛰어난 통찰력’(32.9%), ‘인맥관리 능력’(32.1%), ‘냉정한 판단력’(29.4%), ‘리더십’(28.6%), ‘책임감’(19.3%)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어떤 사람은 직장 생활 멘토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사람만 만나도 다행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직장생활 전반에서 우리는 상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우리는 직장상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며 어떻게 좋은 멘토를 찾을 수 있을까요?




여기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상사를 총 망라한 끔찍한 영화가 있습니다. 'Horrible Bosses'라는 원제를 가진 세스 고든 감독의 이 영화에서 경영 후보자인 닉(제이슨 베이트먼)은 하루 12시간 근무하고 성격이 삐뚤어진 상사 하킨(케빈 스페이시)이 시키는 일은 무조건 다 해야 합니다. 그는 성공을 위해선 상사의 기분을 잘 맞추고 아부를 잘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여 정말 무슨 일이든 다 합니다. 

 치과 조수로 일하는 데일(찰리 데이)은 그의 상사인 치과 의사 줄리아 해리스 (제니퍼 애니스턴)가 성적인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일상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마취를 시킨 환자를 희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하루 종일 데일에게 추파를 던지고 야한 농담과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데일은 이러한 상사 때문에 하루도 편안히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회계사인 커트(제이슨 서디키스)의 삶은 너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회사는 탄탄하고 자신의 일도 잘 풀리고 회사 내에서의 평판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회사의 회장님이 세상에  다시없을 좋은 사람이라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단지 회장님의 아들이 망나니라는 사소한 오점만 빼면 더할 나위 없는 직장생활이었습니다.


각자 다른 세 주인공의 직장 생활에 큰 변화가 온 것은 직장상사의 도를 넘는 행동과 좋은 상사의 교체 때문입니다. 닉은 결국 그렇게 수도 없는 상사의 장난질에 없는 자존심 다 구겨가며 일을 하였으나 승진에서 물을 먹습니다. 데일은 해리스의 성희롱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사표를 쓰지만 데일이 치과치료를 받는 사이 찍힌 사진으로 인해 협박을 당하게 됩니다. 커트는 회장님의 죽음 이후 경영을 맡게 된 그 아들의 끔찍한 행위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조금은 많이  과장되어 보일 수 있는 이 상황들이 큰 공감을 얻었던 이유는 현실에서는 이 보다 더 한 일들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꼭 회사뿐만이 아니라 대학에서도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위해 학생들을 동원하는 교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자신의 자녀의 결혼식에 주차일을 시킨 교수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회사 내 성희롱은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기업 2세가 경영을 맡은 후로 수 많은 직원들이 피해를 본 사례 또한 너무나 많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젊은 세대가 믿고 따를 수 있는 직장 상사는 많치 않습니다.




100만 관객을 넘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여 차트를 역주행하는 이 영화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이런 '멘토'에 목말라왔는지를 반증합니다.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는 TPO에 맞는 패션센스,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끊임없는 체력관리, 야근하는 직원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박스 포장까지 직접 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입니다. 영화는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 경험이 무기인 만능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을 인턴으로 채용하면서 시작됩니다. 처음 줄스는 벤을 어려워합니다. 줄스에게 어른이란 상대하기 어렵고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벤을 멀리하지만 벤은 아무런 조언이나 간섭 없이 줄스의 지시대로 움직입니다. 다른 직원의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해서도 '먼저 묻지 않는 이상'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습니다. 벤은 점점 모두의 신뢰를 얻어갑니다.


'꼰대'라는 말이 다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나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다음 중 3가지 이상 해당되면 초기 꼰대, 5가지 이상이면 중기 이후의 꼰대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합니다. 

1. 적게 듣고 많이 이야기한다

2. 같은 말을 두 번 이상 반복한다

3. 자기 견해만 옳다고 주장한다

4. 공연 관람 등의 문화 생활을 멀리한다

5. 요즘 젊은  것들은...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다

6. 함부로 반말을 하기 시작한다

7. 과식 과음하고 체중관리를 게을리한다

8. 유머감각이 떨어진다

9. 나라 걱정이 많아진다 

물론 위의 조건들 중에는 피식 웃고 넘어갈 조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턴에서 벤을 보면 위의 조건 항목별로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벤은 많이 듣고 적게 이야기합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지도 않고 자기 견해가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일지라도 정중하게 대하고 그들의 문화에 혀를 차지도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런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직장에서 성인 대 성인으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쉽게 하대하고 인신공격을 합니다. 그게 자신이 갖고 있는 '권리'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인턴이라는 영화는 상사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보면서 힐링해도 좋은 영화지만 오히려 중간관리자나 관리자급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보고 느끼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세대는 이전 세대처럼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사회는 경직되어있고 취업과 창업 모두 답이 없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한번 잡은 직장은 더 놓칠 수 없기에 잘못된 상사의 행동에도 쉽게 반항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현실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차피 일을 해야 한다면 행복하고 즐겁게 일 할 수 있는데 누군가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얼마나 큰 손해일까요? 다른 사람에게 윽박지르고 소리를 질러서 성과를 내려는 상사가 아니라 정말 합리적으로 일을 하는 상사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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