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림프종을 진단받기까지의 일
본글은 의학적인 소견이 전혀 없는 환우의 투병기입니다.
어떤 병원/ 방법에 대한 권유가 없는 글입니다.
"아빠,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서울에 엄청난 비가 내리던날이였다.
밥먹는 내내 아버지와 말한마디 안나누고 이른 저녁식사를 했던 7월 7일
내나이 31살 자녀는 커녕 결혼도 못하고 연애도 안하고 있었는데
혈액암이라 불리는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날이 습했던 6월 중순, 아침에 일어났는데 가슴에 범상치 않은 혹이 만져졌다. 평소 몸이 단단하고 근육이 있어서 자다가 쪘나? 생각을 하면서 1주일 경과를 지켜봤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났는데 아니나 다를까 혹은 그대로 있었고 어릴적부터 병치례를 많이했던 나로썬 별의별 다검색을 하곤 했다. 그렇게 급하게 사무실 앞 외과에 가서 초음파를 진행했다.
"조직검사 하시죠"
위치가 많이 이상했다. 어릴적부터 지방종이 많이 나는 몸이어서 지방종 덩어리이기를 바랬건만 초음파를 까보니 근육충에 5센치 이상의 혹이 발견된거다. 정신이 반절 나간체로 조직검사(세침검사)를 진행했다. 사실 조직검사가 아프지는 않았지만 왼쪽가슴위로 엄청난 바늘 2개가 오고간다는 점에 과호흡이 올정도로 힘들게 조직검사를 진행했다.
"2주뒤에 보시죠"
그렇게 지옥같은 2주가 시작됐다.
1차 조직검사를 기다리는 2주는 사실 기억이 안난다.
찍어놓은 사진을 토대로 기억을 재구성할뿐이다.
조직검사를 하는것에 대한 서러움을 시작으로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온라인환경에서의 나와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는 일까지 결과가 나오기 2주까지 멘탈이 산산조각이 났다. 기도하며 부디 악성종양은 아니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평소 좋아했던 음식들을 찾아먹기 시작했고(맛집)
안하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살고싶었다.
2022년 6월 23일 빗속에 눈물을 감췄다.
"애매하네요.. 진료의뢰서 써드릴테니까 빨리 대학병원 알아보세요"
진료실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기도했다.
도와주세요.
1차 진단은 정말 복합적으로 애매하게 나왔다.
조직검사의 1차결과는 "악성림프종이 아니라고 배제할 수 없다"
피검사는 복합적으로 내몸이 정상이 아니라는걸 말하고 있었다. 백혈구 수치부터 림프구 수치 그리고 간까지
점심약속이 있었는데, 점심약속을 함께했던 대표님께 죄송할정도로 멘탈이 가루가 됐다.
급하게 대학병원을 수소문 했고 성모병원 혈액내과로 예약을 잡았다.
집에가는 길 버스에서 소리없이 울고 또 울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어짜피 모든 생명은 죽음이 있다.
그런데 너무 억울했다. 난 아직 하고싶은게 너무 많은데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런 시련이 생길까 울부짖었다.
아버지에게 연락드렸다.
그렇게 4일뒤 서울성모병원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음..전반적으로 애매하긴 하네요. 가져오신 조직슬라이스와 추가 피검사와 기본검사해봅시다"
태어나서 제일 많은 피를 뽑았다.
13통이라니
피검사로만 44만원이 나온적도 처음인데
피를뽑고 아버지와 말씀도 나눌새도 없이 2시차를 태워 고향가는 버스까지 마중해드렸다.
2022년 7월 7일 최종결과를 들으러 다시 성모로 향했다.
" 악성림프종이 맞네요, ??????????????? 추가검사 진행해봅시다"
결과를 기다리기 까지 잠도 못자고 불면증에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다. 13일에 듣기로 한 결과를 당겨서 7일에 들으러 왔는데 막상 악성림프종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머리가 하얘졌다. 5초정도 기절한것처럼 교수님께서 뭐라 하셨는데 못들었다.
그렇게 멍하니 나와서 예약을 잡고 골수검사 안내를 받았다.
"아빠,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결과를 듣고 나니 속시원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내앞을 가렸다.
다음날, 아침 병원에 재문의하여 내 정확한 진단명을 들었다.
점막관련 림프모양 조직의 림프절외 변연부 b세포림프종, 영어로는 말트림프종으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