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chovy Dec 22. 2020

인연이 끊어진다는 것

친구든
혹은 연인이든
아니면 피를 나눈 가족이든
인연이 끊어짐을 슬퍼마라

난 나에게 용해되지 못한
너를 거른 것이고
넌 나라는 귀한 인연을
증류시켜 버렸을 뿐.

불순물이 섞였던 
너와 나의 인연이 
티 없이 깨끗하게 
재결정되어 마무리되었을 뿐.

가벼운 인연이었던 
너와 나는
증류탑 꼭대기
천연가스인듯하지만

가장 먼저 
끓어오르는 
낮은 끓는점의 
얕은 인연이었을 뿐.

수많은 인연 중
하나 인척 비슷한 척
다른 인연들과 섞여
네 본모습을 감추는듯하지만.

넌 크로마토그래피로
검출될 금지약물처럼
내겐 독이 될 
나쁜 인연이었을 뿐.

잊어버리자
상처가 된 인연
지워버리자
미련뿐인 인연

새로 다가올
말갛고 정갈할 
나의 인연을 위해
내가 할 일은 기다릴 뿐.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가 헤어진 날 (대기권에 관한 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