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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남 Jan 16. 2024

조금은 늦은 나의 2023년 회고

정체가 아닌 숨 고르기였던 한 해

나의 2023년은?

조금 늦은 2023년 회고를 해보려 한다.


2023년은 20대를 지나 30살(한국 나이 기준)에 접어든 해이다. 

혹자는 만 나이로 여전히 20대라고 했지만,

20대의 10년을 치열하게 살아온 입장에서 내 20대는 이만 보내주고 싶었다. 


30대가 되니 20대 때 느꼈던 막연한 불안감은 좀 사라지고 

20대에 했던 노력을 바탕으로 적당한 경력과 경쟁력이 생겼으며

열심히 모아 놓은 자산 덕분에 조금은 안정감을 갖고 장기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결혼이나 내 집 마련과 같은 전혀 다른 차원의 고민에 접어들었다 ㅎㅎ...)



내가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매년 새로운 도전을 하거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생을 입체적으로 살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 편이다.

반면 2023년은 별다른 시도 없는 비교적 평탄한 한 해로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면 2023년은 큰 의미가 없던 한 해였는가?

거기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NO라고 답할 수 있다. 


2023년은 특별한 무언가 대신 반복된 일정과 사색의 시간이 많았던 한 해로 기억한다. 

(극 'E'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그리 싫지만은 않더라)


어느 때보다 많이 배드민턴을 쳤고(주 3회 이상),

주말에는 밖을 나가는 대신 책을 읽거나 생각을 끄적였고(독서 42권), 

그 어느 때보다 커리어에 대해서 깊게 고민했다(첫 경력기술서 및 인강 수강). 


좋은 배드민턴 코치님과 팀원들 덕분에 일취월장한 내 모습을 엿볼 수 있었고(입상까지 했다),

여러 권의 독서와 사색을 통해 사고의 확장을 경험했으며, 

주어진 역할을 멋지게 해내는 것을 넘어 내 커리어의 방향을 작게나마 결정할 수 있는 안목을 얻었다. 


물론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니다.


과거와 달리 내 안의 순수한 열정이 사라졌다. 


과거에는 무지에서 오는 순수한 열정과 용감함이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을 때 해야 할 이유를 먼저 찾았다면,

이제는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함께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이 깊어진 만큼 행동이 느려졌다. 


각각 장단점이 명확히 존재하고 틀린 것은 없다. 

하지만 월요일을 기다리며 살던 내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잘 부탁한다 2024년!

그래서 2024년은 아이러니하게 채운만큼 비워보려 한다. 


과거에 비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이룬 성공 경험이 나를 옭아매고 있는 기분이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매일 바뀌고 있으며 

내가 원하는 변화의 크기는 평범함을 아득히 넘어선다. 


그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 

배운 것을 비우고 그 안에 다시 새로운 것으로 채우고 도전할 것이다. 


이전의 경험과 도전에서 내가 가져가야 할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빠른 학습능력'이지 고정된 데이터가 아니다.  

새로운 동료의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계속 흡수하고, 내 것을 나누어주되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알고 믿던 것들을 부정해야 하는 것이기에 분명히 어렵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그 방향이 나의 성장을 이끌어 낼 것임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20년 사회에 첫 발을 디뎠던 그때처럼,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끊임없이 습득하며 30대의 10년을 또다시 빛나게 만들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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