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한국어로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스페인어로 한국어를 가르친다. 언어 능력자도 아닌데 그럼에도 언어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어색하지 않고, 즐겁기도 하다. 그리고 그 시간 덕에 '언어'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이 졌다. 말이 글이 되고, 다시 글로 말을 하고, 그 말과 글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얼마나 놀라운지 새삼스럽다. 그런 점에서 창조된 문자 한글은 위대하고 흥미롭다.
형태를 만들지만 매번 이미지보다는 텍스트에 흥미를 더 느끼고, 텍스트가 없는 작업을 좀 심심해 하는 내가 시각 예술을 한다면 결국 그 말과 글을 포기할 순 없을 것이다. 어떻게 나의 작업에 이 요소를 담을 수 있을까.
한글 박물관에서 후배를 만나 한글에 대한 기획전을 보며 다시 한번 그 흥미로운 연결고리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ps. 전시에 있는 한글 알파벳 타일 기호를 보고 '오늘'이라는 단어를 조합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