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이 May 28. 2019

외식 in 상트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 리포트 6

지난 리포트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도착한 이야기부터 대중교통 이용해서 시내 가기, 현지 유심칩 사기, 환전하기, 숙소 선택과 러시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내가 그동안 기다리던 러시아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러시아 사람들에게 외식이란?

러시아 사람들은 외식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학교에서 만난 동료에게 물어보니 외식은 비싸서 한 달에 한번 할까 말까 한다고 했다. 그래서 관광지를 비롯한 시내 중심가를 벗어나면 외식을 할 수 있는 음식점이 많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중심가에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는데 동료가 말한 것처럼 현지 물가에 비하면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그리고 내가 느끼기에 1인분의 양이 유럽의 다른 나라보다 좀 적은 것 같았다. 

시내에는 러시아 음식점 외에 조르지아 음식점이 대체적으로 많이 보이고 간간이 베트남 음식점, 비건 음식점, 또 일식집과 중식집도 있었다. 또 시내에서 한국음식점도 여러 곳 발견했다. 이렇듯 아시아 음식점들이 있어서 빵이 지겨워졌을 때 종종 들렀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조지아 음식점에서 먹은 하차푸리 (хачапури, khachapuri)


러시아 현지 식당 스톨로바야

러시아 음식을 시도해 보고 싶다면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스톨로바야(stolovaya, столовая)에 가보길 권한다. 스톨로바야는 카페테리아 혹은 칸틴으로 번역되는데 우리나라의 구내식당과 비슷하다. 이곳에서는 100 루블(2000원 미만)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도 자주 보이니 한번 가보기를 추천한다. 스톨로바야에 들어가서 진열되어 있는 음식을 보고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이야기하면 점원이 음식을 접시에 덜어준다. 음식 주문이 끝나면 마지막에 계산을 한다. 그리고 식판을 들고 비어있는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하면 된다. 몇몇 스톨로바야에 들어갔을 때 벽에 티비가 켜져 있었는데 그건 혼자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을 위한 것 같았다. 나 조차도 혼자 식사를 하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티비에 자꾸 눈이 갔으니깐 말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어느 한 스톨로바야


러시아의 팁핑 컬처 

러시아에서 예전에는 팁을 주지 않았으나 최근에 팁을 주는 게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보통 전체 가격의 5에서 10퍼센트 정도를 서비스료로 얹어 주는데 혹은 거스름돈을 받지 않는 식으로 주기도 한다. 음식점 같은 경우 서비스료가 영수증에 더해져서 같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 이런 영수증을 받고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제시된 가격을 꼭 따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제시된 팁보다 조금 덜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대부분 제시된 대로 계산을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음식 가격은 620 루블인데 62 루블의 서비스료가 함께 계산되어 있다. 그리고 가장 아래에 서비스료는 감사하지만 강제는 아니라고 쓰여있다.


아침마다 필요한 커피

한국에서 흔히 마실 수 있는 아메리카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어느 곳에서 나 찾을 수 있었지만 가격은 장소에 따라 다양했다. 내가 있는 동안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한잔은 가장 작은 것이 215 루블, 몇몇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는 180 루블, 어떤 식당에서는 135 루블, 다른 빵집에서는 큰 컵 110 루블, 작은 컵 90 루블, 전문 에스프레소 바에서는 110 루블, 팬시한 테이크아웃은 100 루블, 스톨로바야에서는 70 루블 했다. 가장 싼 아메리카노는 길거리에서 파는 것이었는데 한잔에 49 루블이었다. 아메리카노의 맛은 무엇이라 하나로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곳곳마다 많이 달랐다. 어떤 곳에서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많이 넣어 약했고, 어떤 곳에서는 유럽 대륙에서 마시던 커피와 비슷하게 더 진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러시아에서는 커피보다는 차의 종류가 더 다양하고 사람들도 차를 더 많이 마시는 것 같았다. 가게마다 신선한 허브와 과일을 써서 직접 믹스한 차도 많이 팔았는데 나는 커피 덕후라 매번 시도해 볼까 하다가 결국 커피를 시켰다. 특히나 러시아 과자들을 보면 커피보다는 차와 더 잘 어울리는 것들이 많다. 어느 베이커리나 상점에 가도 디저트 종류가 많고 사람들이 많이 사는 것을 봤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 커피와 조각 케이크를 먹으면 200에서 300 루블 정도 했다. 



내가 시도해본 러시아 음식 추천

펠미니 (пельмени, pelmeni): 러시아 만두. 고기와 버섯 등 내용물이 다양하다.


피록 (пирог, pirog): 러시아식 파이로 빵 속에 다양한 고기와 야채 등 필링이 들어가 있다. 위의 사진은 계란과 파가 들어간 피록.


피쉬키 (пышки, pyshki): 러시아식 도넛. 위에 파우더 슈가를 뿌려주는데 먹으려고 보니 다 녹아서 없어졌다.


작가의 이전글 10월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환전 싸게 하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