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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현 Jul 17. 2020

[2장해외상표상식] 21. 미국상표등록시스템

미국상표등록 시스템


마케터가 해외 상표법까지 알기는 없지만 미국이나 중국 정도는 대략적인 윤곽은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히 미국은 영미법계인 미국의 상표법은 다른 국가들과는 다른 점이 많다. 철처한 실용주의와 당사자주의로 운영되므로 우리나라에 비추어 미국 상표법을 생각하면 안된다. 


사용증거를 제출해야 등록된다


미국상표법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주의"다. 


사용주의는 등록주의에 대비되는 용어로, 간단히 말해 "상표를 사용해야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다른 의미로는 "먼저 상표를 사용한 자가 권리를 갖는다"도 될 수 있다. 


반면에, 대부분의 국가에는 "등록주의"를 취하고 있으며, 이것은 "등록해야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다른 의미로는 "먼저 등록한 자가 권리를 갖는 것이 원칙"이다. (예외 있음)


필리핀이나 인도, 유럽,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3년마다 사용자료를 내게 하거나 사용하지 않으면 이의신청도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사용주의의 요소를 많이 받아들이고 있으나 그래도 등록주의의 큰 틀 내이다. 등록주의를 보완하는 정도에서 사용주의적 요소를 제도적으로 운영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미국상표법은 철저히 사용주의에 입각해 있으며, 다만 상표는 연방법에 의해 규정되므로 사용주의에 등록주의를 보완한 형태로 운영된다. 타 국가의 상표법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그래서 미국상표출원을 진행하다보면 타 국가에는 없는 독특한 요구사항을 다수 접하게 된다. 


출원시 사용의사(Intent-to use) 또는 사용중 (Use in Commerce)임을 표시


우선 미국상표출원을 할 때에는, 사용할 예정인지 또는 이미 사용 중인지 출원서에 기재해야 한다. 만약 이미 사용 중인 것으로 출원할 때에는 사용 증거를 포함한 사용선언서를 함께 내야한다.


이때 "사용"이란, 미국 내에서 상업적으로 사용된 것을 의미하고, 사용증거 또한 미국 내 사용임을 입증해야하지만, 출원심사 과정에서는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다. 


제품사진에 영문 홈페이지 정도만 제출해도 인정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아마존에 제품이 올려져 있고 그것이 실제로 구매가능하다는 것을 보일 수 있도록 화면을 캡쳐해서 많이 제출한다. 


이렇게 "사용 중"임을 근거로 출원을 하게 되면, 차후 등록결정 후에 사용증명을 따로 할 필요가 없고, 매우 빨리 등록이 되며 다른 어떤 출원방식보다 강력한 상표권이 생긴다. 이때 강력한 상표권이란 기타 제3자가 이의를 하거나 무효시키기 조금 어렵다는 뜻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마드리드시스템을 이용하여 미국을 지정할 때도 다소 형식적이지만 사용선언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다.


등록결정 후 사용증거 및 사용선서서 제출


"사용할 예정"(사용의사 intent-to use)으로 표시하여 출원한 경우라면, 심사를 거쳐 30일의 출원공고 기간을 거친 후 등록결정이 되면 6개월 이내에 사용증거를 포함한 사용선언서를 제출해야 최종 상표등록이 완료된다. 이때 사용증거 제출 기간은 6개월씩 5번, 최대 3년까지 기간연장을 할 수 있다. 


역시 사용증거는 제품사진이나 영문 카달로그, 영문 인터넷 홈페이지, 아마존 상품 정보 등을 제출하면 된다.  

여기서 퀴즈.  


심사 후 공고를 걸쳐 등록결정까지 되었는데 사용선언서 제출 유예기간인 3년 이내에 미국에서 상표가 사용될 것 같지 않은 상황이라, 등록을 포기하고 다시 재출원하는 방식으로 출원만이라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면, 허용될까? 


역시 등록 자체에는 하자가 없을 수 있으나, 상습적인 불사용 상표의 선점은 차후 그 회사의 다른 상표권 행사시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등 불이익이 많다고 한다.


최대 3년의 유예기간이 있으니 가능하면 미국에서 상표를 진정 사용한 후에 사용증거를 제출하여 등록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등록 후 5~6년차 사용증거 및 갱신시 사용증거의 요구


또, 등록이 완료되었다고 하여도 등록 후 6년이 되기 전에 (등록 후 5년~6년  사이) 사용증거를 첨부한 사용선언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이때 사용선언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등록이 취소된다. 또, 상표를 갱신할 때도 사용증거를 포함한 사용선언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갱신등록이 안된다. 


즉, 등록할 당시뿐만 아니라 6년차 및 10년차 (갱신)까지의 지속적인 사용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국가는 등록 후 장기 미사용 상표를 정리하는 방편으로 제3자에 의한 불사용 등록취소심판을 선호하는 반면 미국은 상표권자에게 입증 의무를 지워 지속 사용을 입증하지 못하면 등록 자체를 취소해 버리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불사용 중인 상표라 하더라도 제3자의 등록취소심판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등록이 계속 유지된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사용하지도 않는 상표를 다량 선점해두고 등록만 계속 유지하여 타인의 상표등록을 저해하는 일이 많은데, 미국에서는 아예 불가능한 일이다.

  

사용선언서 

주의할 점은 ‘사용선언서’라는 형태이다. 사용선언서의 내용은 ‘첨부의 사용증거와 같이 본 상표를 지정상품에 대해 사용한다는 것은 확인하며 이것에 거짓이 없음을 선언한다’는 것인데, 이와 같이 선언하게 하는 이유는 추후 거짓(fraud)으로 밝혀질 경우 책임져야한다. 즉 등록이 취소되도 대항할 수 없다는 뜻이다.  


즉, 사용선언서에 첨부하는 사용증거는 원칙적으로는 지정상품 전부에 대해 제출하도록 되어 있으며, 사용입증을 하지 못한 상품에 대해서는 상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사용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정상품이 매우 많다면 현실적으로 그 모든 상품의 샘플을 제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최소한 분류당 1개 이상의 사용샘플을 내되 선언서를 결합하여 지정상품 전부에 대해 사용하고 있으므로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선언하게 하는 것이다.  


만약, 실제로는 지정한 상품 중 일부에 대해서만 사용했는데 사용선언서에서는 전부 사용하고 있다고 거짓 선언했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법의 특성상 출원과정에서 제출하는 사용증거에 대한 심사는 까다롭지 않으므로 등록 자체에는 별 무리가 없다. 또한, 상표권침해소송 등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아마도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실제로 상표권을 행사해서 침해금지청구나 손해배상청구 등을 하려할때다. 이때에는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사용증거는 등록 일부 또는 전부 취소의 빌미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따로 심판청구할 필요없이 재판부에서 그냥 상표등록을 취소시켜버린다. 


상표권 침해소송이 들어왔을 때 미국변호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등록 당시 사용증거를 제대로 갖추어 제출했는지라고 한다. 규정에 맞게 제출하지 않았으면 등록 자체를 취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사용선언서에 첨부할 사용증거샘플은 많이 제출하는 것이 좋고, 제출이 정 어려운 경우에는 삭제보정을 통해 상품을 감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조등록부도 활용해보자


또한, 미국 상표법의 특이한 제도로 보조등록부(Supplemental Register)를 들 수 있다.  


흔히 상표등록을 하는 등록부는 주 등록부 (Principle Register)인데, 현재는 식별력이 부족하여 상표로 기능할 수 없는 상표지만, 출원인에게 사용의사가 있다면 보조등록부에 등록하여 일정 정도 권리를 인정해주고, 차후 사용에 의해 장차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식별력이 생기면(2차적 식별력 획득 ; secondary meaning) 그때 주등록부로 옮겨주는 제도인데, 이 역시 사용주의에 입각한 것이다. 


식별력 없는 상표라도 출원인이 사용의사를 가지고 있다면 일단 일종의 가권리와 비슷하게 등록을 해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보조등록부에 등록하여도 ® 표시를 할 수 있고, 유사상표 사용에 대해 제재할 수 있다. 다만 주등록부에 등록된 상표에 비해서는 식별력이 부족하므로 상표권 행사에 제한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한편, 우리나라 상표법도 비슷하게 식별력 없는 상표라도 등록결정시를 기준으로 사용에 의해 자타상품 식별력을 갖추면 (즉, 특정인의 상표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경우) 등록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공존허락서도 가능하다


또 하나, 미국에 상표등록을 할 때 활용해볼만한 것이 선등록상표권자의 ‘공존허락서’(Letter of Consent)가 있으면 유사한 상표출원도 등록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존허락서는 등록주의를 취하는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형태와 정도를 달리할 뿐 많이들 취하고 있는 제도기는 하나, 미국의 공존허락서는 타 국가에 비해 더 허용적이다. 


예를 들어, 출원 후 심사 도중에 심사관이 출원상표와 유사한 것으로 선등록된 A상표를 지적하였다고 하자. 이때 선등록 상표권자와 합의 하여 미국특허청에 공존허락서를 제출함으로서 거절이유를 해소할 수 있다.


대개 무작정 공존허락서를 달라고 하지는 않고, 최대한 상품이나 업종이 비유사하게끔 보정하거나 하여 상대방 대리인과 편지 몇 번 주고 받은 후에 허락서를 받아서 제출한다. 


이 제도 역시 실제 사용하는 자들 간의 의사나 실제 사용 형태를 더 중요시하는 것으로, 전체적인 미국상표법의 사용주의와 맞물려 있다. 출원이 등록됨으로써 가장 손해를 보는 선등록 권리자가 공존에 합의했다면 사실은 실제 시장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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