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년 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1) : 기획
안녕하세요. 신미연입니다. 오늘은 ‘매일 정리해야지’ 생각만 하고 미뤄뒀던 <세바시 인생질문> 채널 제작 후기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그때 그때 적어뒀으면 더욱 생동감 넘쳤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생생히 적어보겠습니다!
목차
1. 몇 년 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1) : 기획
2. 몇 년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2) : 제작
3. 몇 년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3) : 디자인 리뉴얼
4. 운 좋게 터진 첫 번째 100만 영상
: ‘책 한 권을 읽어도 독서 효과 제대로 내려면 - 최승필 편’
5. 리뉴얼 하자 마자 터진 두 번째 100만 영상
: ‘성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르는 하루 1시간의 비밀 - 켈리 최 편’
6. 세바시 통틀어 최단 기간에 찍어버린 500만 영상
: ‘뭘 해도 행복한 사람과 불만인 사람의 말버릇 - 박재연 편’
2021년 10월, 4년 간 일했던 경제 채널을 그만 두고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원래 인문 교양 프로그램을 맡고 싶었던 터라, 나이 서른이 되기 전에 하고 싶은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세바시 출근 첫 날, 대표님께서 자리에 오셔서 ‘세바시 인생질문’ 채널을 소개해주셨습니다. 5~6년 전 ‘성장문답’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다가 여러 번 담당자가 바뀌면서 자주 업로드를 못하다가 최근(2020년 말~2021년 초) ‘세바시 인생질문’이라는 이름으로 채널명이 바뀌었다고 하셨습니다. 세바시의 서브 채널이다보니 중점적으로 관리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구독자 수가 그래도 27만이나 되니 버리기는 아까운 채널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맡아서 운영해주길 바라셨습니다.
2019년~2021년까지 생방송을 하다가 다시 제작 콘텐츠를 하고 싶어 이직한 만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방송 보다는 유튜브 생태계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잘됐다’ 싶었죠. 게다가 ‘인생질문’이라는 채널 이름이 정말 좋았습니다. 대학 때 철학을 복수전공한 만큼, 저에게 ‘인생’ ‘삶’ ‘어떻게 살아야 할까’ 등의 키워드는 늘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성장하고 싶고, 인생을 잘 살아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터뷰 채널로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우선 제가 활용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체크했습니다. 회사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거의 1인 채널처럼 움직여야 했습니다. 이마저도 세바시 강연을 제작하면서 추가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저 역시 ‘인생질문’ 채널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보다는 질로 승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올리지 못하더라도 퀄리티 있는 영상으로 조회수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영상 퀄리티를 높여야 할까요? 저는 우선 단계별로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쭉 적어보았습니다.
[기획]
- 구독자가 듣고 싶은 토픽
- 말 잘하는 연사
- 탄탄한 내용 구성
[촬영]
- 세트 구성
- 카메라 세팅
- 조명 세팅
[편집]
- 컷 편집 시 지루하지 않은 빠른 호흡
- 촘촘한 자막 배치
- 적절한 자료 화면
[디자인 가이드]
- 채널 톤앤매너 맞추기
: 로고, 채널아트, 썸네일, 영상 자막 등
이렇게 적고 보니 우선적으로 고쳐나가야 할 것들이 하나씩 보였습니다.
우선 기획 단계에서 우리 채널 구독자가 어떤 영상을 원할지 고민했습니다. 유튜브 스튜디오도 들여다보고 여러 사람들한테 물어도 보면서 방법을 찾다가 유튜버 신사임당 님께서 드로우앤드류 님과 인터뷰한 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빠르게 유튜브 구독자 모으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실전 꿀팁! (신사임당 1부)’ 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는데요, 여기서 나온 내용이 무척 설득력있게 다가왔습니다.
영상의 요지는 이러했습니다.
1) 사람들이 우리 채널에서 보고 싶어할 시드 키워드와
2) 최근 이슈를 조합해
3) 클릭하고 싶은 썸네일 문구를 만들고
4) 그에 맞는 내용을 구성하라
언뜻 들으면 당연해 보이지만,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놓치고 있었던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당연하다는 건 그만큼 본질에 가깝다는 뜻일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바로 ‘세바시 인생질문’ 채널에서 떠올릴 수 있는 키워드를 쭉 적어보았습니다.
당시에 적었던 채널 시드 키워드
그리고 클릭하고 싶은 썸네일 문구(제목)을 만들고 해당 주제를 가장 잘 말해줄 수 있는 연사를 서칭했습니다.
주제와 인물을 정하고 나서는 섭외에 들어갔습니다. 제안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돌렸습니다. 지난 5년간 거의 매일같이 출연자를 섭외했지만 그럼에도 섭외는 늘 가장 가슴 떨리는 순간입니다..! 기획에 공들일 수록 정말 꼭 모시고 싶다는 마음도 커지기 때문이죠.
제안 메일을 보내고 나서는 회신이 올 때까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다른 아이템을 기획 하면서도 ‘혹시 거절하시면 어쩌지? 제발 오케이 해주세요..ㅠㅠ 제발… 꼭 모시고 싶어요ㅠㅠ.. 아냐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은 그냥 내려놓자. 아니야 그래도 간절하면 되지 않을까…?’ 하면서 말입니다 ㅎㅎ
섭외는 정말 사람 마음이라 정도가 있지는 않은 것같습니다. 그래서 더 어려운 것이죠. 그래도 사람마다 섭외할 때 신경쓰는 것들이 있을텐데요, 저는 출연자가 가장 잘 말할 수 있고, 말하고 싶어하는 주제를 선정하는데 주력합니다.
그간 많은 분들을 모셔와 함께 영상을 만들어보니 결국 그분들이 하시고 싶은 말씀을 재밌게, 신나서 말할 때 보는 사람도 즐겁게 듣는 좋은 결과물이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섭외 오케이를 받았을 때도 출연자 분들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려면 그 분들의 관심사를 물어보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콘텐츠의 핵심은 결국 출연자가 얼마나 자기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느냐 입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잘 말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른데요, 그게 자연스럽게 나오려면 섭외부터 촬영 까지의 경험이 쉽고 편안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섭외 전 출연자의 핵심 메시지, ‘이 분은 무엇을 가장 말하고 싶을까?’ 를 늘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조사합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출연에 응해주시면 사전 질문지를 만듭니다. 내용 구성에 들어가는 건데요, 이 때도 결국 주제를 어떻게 잘 설명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질문 순서와 내용을 만듭니다.
➡️ 인생질문 질문지 모음
질문지 만드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우선 관련 인터뷰나 영상을 많이 찾아봅니다. 그리고 재밌고 유익한 내용, 내 콘텐츠에 담고 싶은 내용을 뽑아냅니다. 뽑아낸 내용을 배치하고 그 답변이 나올 질문을 떠올리는 방식으로 질문지를 만듭니다. 머릿속으로 이미 예상 인터뷰를 마치는 것이죠.
그 후 사전에 질문지를 먼저 출연자에게 보내고 간략히 답변지를 받은 후 사전미팅을 진행합니다. 사전미팅에서는 답변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듣거나, 추가 보충 질문, 추가 에피소드 등을 묻습니다. 그러면 제가 질문지를 작성할 때 예상했던 답변과 비슷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사실 많습니다. 이 경우 저는 출연자의 답변에 따라 질문지를 수정합니다. 결국 영상에서 말하는 사람은 출연자이기 때문에 그분들의 용어와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 결과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여기까지가 촬영 전 기획 단계입니다. 물론 스튜디오 예약, 촬영시 뒷 배경(세트) 준비 등의 작업도 있지만 그건 다음 글(몇 년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2) : 제작)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기획 팁 요약 남기고 글 마무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편에서 만나요!
1. 클릭하고 싶은 썸네일 문구를 떠올린다
[참고] 썸네일 문구 만드는 팁
빠르게 유튜브 구독자 모으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실전 꿀팁! (신사임당 1부)
1) 메인 구독자 층의 페르소나를 설정한다
2) 그 사람들이 우리 채널에서 보고 싶어할 키워드를 모두 적는다
ex. 서비스 기획, IT, 효율적으로 일하기, 커리어, 앱 디자인, 웹 디자인
3) 키워드와 최근 이슈 등을 조합해 썸네일 문구를 만든다
2. 왜 클릭하고 싶은지 생각해본다 → 기대하는 내용
3. 그 내용이 나올 수 있도록 구성한다
- 인물 섭외
- 질문지 작성
- 목차 등 내용 순서 정리
➡️ 인생질문 질문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