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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연 Jan 11. 2023

세바시 인생질문 제작 후기 2편

몇 년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2) : 제작

안녕하세요. 신미연입니다. 1편에서는 <세바시 인생질문> 채널을 맡게 된 계기와 채널을 되살리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 어떻게 접근했는지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2편에서는 촬영부터 편집까지, 제작 단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목차
1. 몇 년 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1) : 기획
2. 몇 년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2) : 제작
3. 몇 년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3) : 디자인 리뉴얼
4. 운 좋게 터진 첫 번째 100만 영상
     : ‘책 한 권을 읽어도 독서 효과 제대로 내려면 - 최승필 편’
5. 리뉴얼 하자 마자 터진 두 번째 100만 영상
     : ‘성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르는 하루 1시간의 비밀 - 켈리 최 편’
6. 세바시 통틀어 최단 기간에 찍어버린 500만 영상
     : ‘뭘 해도 행복한 사람과 불만인 사람의 말버릇 - 박재연 편’



2. 몇 년 간 방치된 채널 되살리기(2) : 제작

저는 촬영을 잘하는 PD는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실내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콘텐츠를 해오기도 했지만, 대부분 촬영팀이 있었기에 직접 장비를 세팅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촬영장 소품 배치 정도 했달까요..?


그런데 유튜브 채널의 경우, 최대한 비용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보니 직접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했습니다. 회사 내부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직접 카메라와 조명을 세팅하고 세트 구성도 해야 했죠.


물론 필요하면 비용을 써서 새로 소품도 구매하고, 촬영팀도 요청할 수 있었겠지만 당장의 채널 수익을 생각했을 때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일단 비용을 최소로 아끼면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세트 구성


영상이 예뻐보이려면 가장 중요한 게 무엇 일까요? 카메라? 조명? 물론 둘 다 중요하지만 ‘예쁜 걸 찍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즉, 출연자의 뒷 배경이 어떠한지를 정말 많이 신경써야합니다. 뒷 배경이 너무 없어보이거나 이상하면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가 뚝뚝 떨어지더라고요. ㅜㅜ


회사 내부 스튜디오는 한쪽은 흰색 배경, 한쪽은 하늘색 배경과 진녹색 커튼이 있어 총 3가지 배경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공간 자체가 그리 크지는 않다보니 카메라 앵글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달 조금씩 바꿔가며 어떤 게 더 나을지 계속 테스트했습니다.


첫번째 시도 : 2021년 10월 김찬용 편

이직한 첫 달에 처음으로 진행했던 회차입니다. ‘인생질문’이라는 컨셉 자체가 어느정도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해 어두운 커튼을 배경으로 세바시 로고를 뒤에 세웠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칙칙해보였고, 뒤에 세바시가 너무 시강이었어요. 특히 풀샷에서 세바시 로고 밑에 둔 테이블 다리가 나오는 게 아쉬웠습니다.


두번째 시도 : 2021년 11월 윤홍균 편

그래서 그 다음달에는 세바시 로고를 테이블이 아닌 책장을 옆으로 뉘여서 그 위에 올려봤습니다. 대신 높이가 낮아진 만큼 풀샷 카메라 앵글을 살짝 바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칙칙해보였습니다. 진녹색 배경, 초록색 식물, 주황색 로고 톤이 전반적으로 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커튼의 주름도 생각보다 예쁘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커튼 주름 잡는 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관리가 정말 중요한데요, 혹시 커튼을 배경으로 사용하시려면 관리가 잘 되어 있는지, 주름이 예쁘게 잡혔는지 미리 꼭 체크하세요!)


세번째 시도 : 2021년 12월 최승필 편

뒷 배경을 진녹색 커튼에서 흰색 백으로 바꿔봤습니다. 칙칙하게 보이던 건 훨씬 나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좀 밋밋하고 휑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메인 캠을 기준으로 뒷 배경을 채워나갔습니다. 오른 편에 책장을 두고 그 옆에 녹색 캐비넷과 액자를 두고 그 옆에 레이스 천을 깐 테이블에 화병과 책을 두었습니다.


메인 캠 뒷 배경을 다 채우고 보니 클로즈샷과 풀샷은 오른쪽이 다 텅 비어 있었습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대표님 방에 있던 로고를 떼다 붙였습니다…ㅎㅎ… 하지만 공간이 좁다보니 풀샷에서 거리감이 전혀 없이 다 따닥따닥 붙어 있는 것 같은 느낌과, 오른쪽 벽이 여전히 너무 허전했습니다.


그리고 녹화를 다 하고 편집할 때 보니 메인 캠에서 오른쪽 책장 마지막 칸이 다 비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세팅할 때는 인물이 의자 중앙에 앉아 있어서 그 부분이 가려졌는데 촬영을 하다보니 소파 왼쪽 팔걸이에 기대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ㅠ 그래서 텅 빈 공간이 더 눈에 띄었습니다. 여러분은 세팅하실 때 꼭 밑에까지 채우시거나, 리허설을 충분히 하셔서 출연자의 습관을 캐치하시거나 사전에 출연자에게 어떻게 앉아달라고 요청하세요..ㅠㅠ


네번째 시도 : 2022년 1월 김헌 편

오른쪽 벽이 허전한 걸 좀 채우고자 타공판 가벽을 구매했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설치해보니 나름 괜찮더라고요. 가격은 한 10만원 전후였던 것같습니다. 이동도 가능해서 필요할 때 썼다가 치울 수도 있었어요. 좁은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효과를 줄 때 사용하기 좋았습니다.


오른쪽 벽에 가벽을 세우니 이번엔 책장 위치가 애매했어요. 지난 달과 같은 위치에 두면 풀샷에서 인물 양옆으로 꽉 막힌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메인 캠 뒷 배경의 배치를 바꿨습니다. 책장-테이블 순으로 두고 녹색 캐비넷은 사용하지 않았어요. 대신 모서리 부분(풀샷 인물 바로 뒤)에 나무를 둬서 모서리가 거슬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드디어 돈 좀 썼습니다! : 2022년 3월 켈리 최 편

드디어 돈 좀 썼습니다!! ㅎㅎ 인생질문 때문만은 아니고요…ㅎㅎ 나머지45분과 인생질문을 동시에 녹화할 수 있게 되면서 처음으로 스튜디오에서 촬영팀과 진행했습니다.


확실히 돈이 좋긴 좋더군요. 퀄리티가 확 올라갔습니다!!! 인물 뒤에 zoom 시청자도 띄우고, 카메라 무빙도 많이 사용할 수 있었어요. 나머지 45분~인생질문까지 한번에 찍다보니 촬영시간이 길어져 모두들 지치고 피곤하긴 했지만 결과물이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정말 기쁘게 조회수도 잘 나왔답니다!)


대표님께서도 인생질문에 본격적으로 투자해주셔서 켈리 최 편 이후부터 인생질문클럽은 스튜디오에서 촬영팀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질문클럽은 월 1회 시청자와 함께 총 3세션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방송이었습니다. 세션1은 인터뷰, 세션2는 신청자들의 조별 토론시간, 세션3는 출연자와 Q&A로 진행됐습니다. 유튜브에는 세션1과 세션3를 편집해서 업로드했습니다.)


다섯번째 시도 : 2022년 4월 문성후 편, 이준희 편

켈리 최 편 이후 세바시 강연 보다 인생질문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월 2회 업로드에서 주 1회 업로드로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인생질문클럽’에서 세션1 인터뷰만 떼와서 녹화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왕 좀 더 시간 쓸 수 있게 된 거 아예 스튜디오도 새로 알아봤습니다. 내부 스튜디오에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여전히 소품과 장소에 대한 아쉬움이 컸거든요ㅠ


그러다 동료 피디님께서 회사 근처에 장비도 대여해주는 렌탈 스튜디오가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바로 답사를 가보니 정말 환경이 좋더라고요! 방음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그정도는 참고 넘어갈 수 있을정도로 시설이 좋았습니다. 스튜디오는 총 3종류가 있었고, 그 중 두 곳을 사용했습니다. 조명도 다양하게 있어서 배경에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주로 뒤에 책장이 있는 스튜디오를 사용했습니다. 이준희 대표님 편에서 사용한 스튜디오도 예쁘긴 했지만 핑크색 배경이 출연자 얼굴톤과 잘 맞지 않는 색상이었고, 자막을 쓸 때도 가독성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래도 스튜디오 자체는 예뻤습니다.


여섯번째 시도 : 2022년 5월 지나영 편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때 쯤 지나영 교수님 섭외를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미국에 계시다가 한국에 잠시 들어오셨을 때 촬영해야해서 촬영 가능일이 며칠 없었고, 하필 그날이 전부 스튜디오 예약이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시 내부스튜디오에서 촬영해야했습니다.


흰색 배경이 좀 아쉬웠어서 고민을 하다가 파란 배경에 아예 오브제를 안두고 찍어봤습니다. '어차피 자막이 많이 들어가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조명이 조금 아쉬웠지만 화면 자체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나영 교수님께서 마침 의상도 세트와 어우러지는 색상으로 준비해주셨더라고요! 의도한게 아니었는데 잘 어울려서 정말 기뻤습니다 ㅎㅎ



카메라와 조명 세팅


영상 촬영 시 신경써야 할 가장 기본적인 요소, 카메라죠! <인생질문>의 경우는 내용 위주의 인터뷰 콘텐츠다보니 기본만 지키자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퀄리티 팁이라기는 뭐하지만 아는 카메라 감독님께 물어보고, 유튜브 영상 찾아보며 배운 기본 세팅 방법을 소개할게요.


(참고로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카메라와 조명 등 장비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에요. 딱 인터뷰 콘텐츠를 구리지 않게 찍을 정도의 방법만 알고 있습니다^^;; 셔터 스피드가 뭔지, 조리개 값은 뭔지 등 원리가 궁금하신 분은 다른 전문가 분의 영상과 글을 참고해주세요!)


2대 이상의 카메라 기본 세팅 방법   

1) 셔터 스피드를 1/60으로 맞춘다.

2) 조리개 값(F 값)을 4.0 정도로 맞춘다.

(참고) 조리개 값 숫자가 낮아야 아웃포커싱이 잘 됩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낮게 잡았어요. 앉아서 진행하는 인터뷰 물이다보니 인물이 크게 움직이지 않아서 초점이 나가는 일이 많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아웃포커싱이 너무 잘 되면 인물이 조금만 움직여도 초점이 나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 경우 조리개 값을 좀 높여서 초점 범위를 넓히거나 오토포커스 기능을 활용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3) iso 값으로 밝기를 조절한다.

4) 화이트 밸런스 탭에서 색온도를 조절한다.

(참고) 색온도를 조절할 때는 눈으로 봤을 때 노란기나 파란기가 없는 지 봐야 합니다. 적당한 수준은 각자의 취향 차가 있어서 계속 보면서 내 눈에 예쁜 색감을 찾는게 좋습니다.

5)모든 카메라의 설정값을 동일하게 맞춘다.

(참고) 이 때 카메라는 모두 동일한 기종을 사용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카메라 기종이 다를 경우 설정 값이 같아도 색감과 밝기가 다르게 보입니다. 그러니 카메라를 여러대 쓰실 경우 가급적 같은 모델을 쓰시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시면 적어도 같은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세요!

6) 위와 같이 1차로 맞춘 후 조명을 킨 상태에서 다시 iso와 화이트밸런스를 체크한다.


카메라 세팅이 1차로 끝나면 조명을 세팅합니다. 저도 조명에 대해서 찾아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아예 기본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튜브 영상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가장 기본이 된다는 3점 조명 세팅에 대해 잘 설명해준 영상이 있어 소개합니다. 아래 영상을 보고 조명에 대한 기본 원리와 방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어요!

    ➡️ 조명 참고 영상 보러가기 : 조명의 정석, 3점 조명 세팅_3 POINT LIGHTING SET UP


위 영상을 토대로 제가 조명 세팅한 순서를 말씀드릴게요.


조명 기본 세팅 방법

1) 조명 2대를 준비한다.

2) 메인 조명의 왼쪽 혹은 오른쪽 45도 방향, 출연자 눈높이 정도에 맞춰서 설치한다.

(참고) 조명의 방향은 메인캠을 기준으로 어느 쪽에 두는게 예쁠지 판단합니다. (그리고 위 사진에는 조명이 눈높이보다 한참 위에 있는데요..ㅎㅎ 눈높이에 맞췄으면 더 좋았을 거에요..^^;;;)

3) 서브 조명은 메인 조명 반대쪽 45도 방향에 설치한다.

4) (색온도 조절 가능 시) 메인 조명과 서브 조명의 색 온도를 동일하게 설정한다.

(참고) 색 온도 역시 내 눈에 예쁜 정도로 맞추면 되는데요, 잘 모르시겠다 하시면 너무 노랗거나 너무 파랗지 않게끔 맞춰주시면 좋아요.

5) (밝기 조절 가능 시) 메인 조명의 밝기를 먼저 정한다

6) (밝기 조절 가능 시) 서브 조명의 밝기를 메인 조명의 약 50% 정도 수준으로 맞춘다.

(참고) 서브 조명은 메인조명에서 생기는 얼굴 그림자를 살짝 지워주는 역할입니다. 서브 조명도 메인 조명만큼 밝게 할 경우 얼굴의 입체감을 떨어뜨리고 넓적하게 보입니다.


사실 카메라와 조명 세팅은 정답은 없어요. 봤을 때 예쁜 정도로 맞추면 됩니다. 그러다보니 많이 해보면서 감을 익히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도 기본 세팅 법을 알고 접근 하면 어떤걸 조절하면서 테스트해야 할 지 알 수 있으니 모를 때 보다 빠르게 감을 익힐 수 있을 거에요!


이렇게 촬영을 마치고 나면 이제 편집만 남는데요. 편집에서 영상 퀄리티가 좋아 보이려면 자막 디자인의 역할이 굉장히 커요! 그래서 다음 편에서는 디자이너 님께 자막과 채널 로고, 배너 디자인 요청하는 법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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