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욕탕> 김유글 소복이 그림
2024-10-25 , 86번째 #마마쿠쿠 #개욕탕
<그림책 읽기 전에>
말로 때리는 것 vs 매로 때리는 것,
아들을 때려서 달라질 것도 아닌데, 왜 ‘맞아야 정신 차리지’라고 말하는 걸까. ‘한 번 잡아야 한다’는 것의 효과는 얼마큼일까? 정말 만약 필요하면, 이성적으로 혼내면 좋겠다. 그리고 말로 주는 상처와 몸이 아픈 상처 중 어떤 것이 더 힘들까?’ 되물림되는 감정과 행동이 있다면, 나는 조금 더 이성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고 변화를 보여야 할 것 같다. 어렵지만, 조금씩, 감정과 생각을 독립하는 것, 덩어리진 감정을 꺼내어 정리하는 시간이 육아할 때 더 필요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책은 김유 작가님 글 / 소복이 작가님의 그림인 개욕탕. 우리 모두 좋아하는 두 분의 작품이라 더더 좋았다.
* 그림책에서 인상적인 장면과 그 이유는?
-개, 욕, 우리는 어쩌다 '개'로 시작되는 욕을 사용하게 된 걸까. 욕을 두고 온 그 목욕탕이 나에게도 있으면 좋겠다.
- 요구르트 쪼르르 나눠먹는 장면, 엄마와 나의 화해 상징은 바나나맛 우유였던 것이 기억난다. 이젠 저렇게 다 같이 나눠마시는 경험이 없어서 아쉽기도 하다.
- 물로 씻어낼 수 있는 마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때론 씻겨지지 않는 마음도 있는 것 같다.
- 등을 밀어주는 아이의 모습에 모든 어른들이 웃음을 띄었다. 아이가 가진 놀라운 힘은 놀랍다.
- 등을 토닥토닥해주는 모습에서 아이가 나의 등을 토닥여주었던 그 느낌이 떠올랐다. 고마운 마음인 것 같다.
엄마가 나에게 해준 것처럼, 나도 아이들에게 해주는 것이 많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나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이 많다. 어릴 적 경험을 몸이 기억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은 어떤 것을 기억하게 될까? 개인주의로 변하는 시대, 동네 목욕탕이 사라진 시대에서 아이들은 사회적 관계의 따스함을 어디에서 느낄 수 있을까?
* 기억나는 몸의 감각, 느낌은?
- 임용고시 시절, 자취하던 시절 누군가와 손을 잡고 싶었다. 나의 손을 스스로 데우고 손을 맞잡고 나를 안아주면서 재웠던 시절이 겨울이면 떠오른다.
- 충전!이라고 말하면 가까운 이들이 꼭 안아준다. 출산시 아무말 없이 나를 토닥여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던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다녔던 시절, 간질간질했던 그 감각이 할아버지와 나를 연결해준 시간이었던 것 같다. 힘들었던 여름, 남편이 날 위해 기도해주었던 그 묵직한 손의 따스함이 생각난다.
- 출산할 때 정말 떨렸다. 차가웠던 방, 마취도 잘 되지 않을 만큼 긴장했는데 "손잡아주세요."라는 나의 말에 다정하게 말을 건내며 꼭 잡아주셨던 의사 선생님의 손이 떠오른다.
- 할머니 침대에는 쏙 들어가서 자던 내가, 안아달라는 엄마의 침대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어릴 적 나를 많이 안아주었던 할머니가 더 몸으로 편했던 것은 아닐까.
- 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님이 "더 많이 손을 내밀고 잡아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 우리도 그의 손을 마음으로 잡고 응원한다.
감정과 행동이 세대를 거쳐 이어지고 있다. 좋든 싫든간에. 오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어지는 것들>에 대해 돌아보있다. 어떻게 그것을 다루면서 나를 지키고 서로를 돌보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연결>된 관계 속에서 나누는 의미들을 잡아 보면, 지금 주어진 것들을 더욱 껴안게 된다. 마음까지 시원하게 닦는 목욕탕을 만들어야겠다. 자주 찾아가야겠다.
어느새 마마쿠쿠 85번째, 3년의 모임이다. 서로를 안아주고 싶은 날이었다. 따뜻한 손을 느끼며, 오늘도 옆에 있는 이들을 안아줄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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