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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황래 Dec 20. 2023

외로움과 고독함, 그 사이

'혼자'가 된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고독사

최근 나의 인생이 크게 바뀌는 사건들이 있었다. 권고사직으로 인해 4년 넘게 다닌 회사에서 퇴사를 했고, 약 3년 정도 다녔던 교회에서 나와 새로운 교회로 옮기게 되었다. 두 사건으로 인해 나는 회사와 교회에서 이어져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었다. 동호회도 하지 않은 시기라서 따로 연락을 해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의 풀(pool)이 크게 줄어들었다. 해당 사건이 벌어진 지 2주, 나의 카카오톡은 각종 광고성 메시지 외에, 하루에 울리는 빈도가 적다. 어느 때에는 하루에 연락 오는 카톡이 단 한 통이 없을 떄가 있다.


이런 경험은 20대 시절 백수 당시에도 경험했다. 취업준비를 하는 시기, 누군가와의 연락과 만남보다는 나에게 좀 더 집중해야하는 시기가 맞았지만, 조용한 집 혹은 도서관에서 종종 내가 혼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외로움이 크게 느껴졌다. 무언가 터놓고 내 고민을 이야기하거나, 언제든지 연락해도 반갑게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건 상당히 마음이 아픈 일인데, 아무리 연락처를 보고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보아도 선뜻 먼저 연락을 하기 어렵다. 무엇이 문제일까. 아니, 그 전에 이 일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일까.

혼자가 되면, 외로움과 고독함이 공존한다


'인맥'은 '관리'해야하는 것일까


직장이든, 교회든, 동호회든 어떤 '공동체'안에 속하게 되면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데면데면하게 지내던 관계가 시간이 지나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친해지는 과정을 거치고 편하게 대하는 사이가 된다. 각 사람마다 관계의 깊이는 다르지만, 공동체와 그 안에서 모인 이유와 목표를 가지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하면서 관계를 진전시킨다. 그리고 언젠가는, 또 어떤 이유든 공동체에서 나와 사람들과 헤어지게 되는 시기가 온다.


보통의 경우에는 공동체에서 나오게 되면 그 안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도 종료되기 마련이다. 나는 연락을 이어나가도 싶어도 상대방이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거나, 어느정도 같은 마음이라고 하더라도 또 다른 이유로 연락이 끊기고 그 관계가 단절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나는 그 과정이 지나간 후에도 남게되는 인연에 대해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도 깊고, 여러 주변 환경과 상황도 극복한 그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근데, 나는 이것을 '인맥을 관리한다'라는 이름의 문장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인맥이라고 한다면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맺는 '계약관계'의 느낌이 들지만, 나는 그냥 그 사람들이 좋다. 계속 연락을 이어나가고 만남을 이어나가 서로에게 편안한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근데, 고독함은 어떻게 해결해야하는 거지?


고독함은 사람이 해결해주지는 않는 듯


'외로움'과 '고독함'은 비슷한 느낌이라 유사한 상황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 같은데, 나는 그 둘의 차이가 궁금해 검색을 해보았다.


외로움 :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
고독함 :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한 느낌.

(by 네이버 국어사전)


막상 찾아보니 거의 비슷한 뜻이다. 근데 나는 이 의미를 보면서, 두가지를 극복하는 방법은 반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로움은 '홀로 되었기' 때문에 홀로가 되지 않으면 된다. 누군가와 만나고 교류하면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고독함은 다른 것 같다.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과연 사람으로 채울 수 있을까? 나는 아닌 것 같다. 고독함은,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것 같다. 그 무언가는 아직 모르겠지만.


백수가 되고,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나는 외로움도 들었지만 고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방향성이 희미해져 무엇을 해도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기 어려웠다. 가끔가끔 생기는 이벤트들이 나를 기쁘게하기도 하고, 즐겁게 하기도 했지만, 그 감정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나는 그 고독함에서 나올 방법을 찾아야 했다.

결국, 내 길은 내가 찾아야 한다


만 31세에 '성장'이 목표가 되었다


나는 '자기계발'을 선택했다. 30대 초반은 아직 기회가 많은 시기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알고, 더 많은 것을 내 것으로 두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영어, 엑셀, SQL 등 하려고 했는데 못한 것, 해보고 싶은 것들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고 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내 생각과 경험들을 글로 남기는 것, 이것도 미래 내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사람들과도 만나고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에게 '대단하다. 용기 있다'라는 말을 하면서 고마워한다. 멀어졌을지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내는 일은 내 소중한 인연들을 이어나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외로움과 고독함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나를 망치고 싶지는 않다. 적당한 환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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