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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고민이 많은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5가지

by 이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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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블로그에 작성했던 글인데, 브런치에도 공유를 하면 좋을 것 같아, 글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공유를 합니다.




아직 커리어에 대해 이렇다 할 이야기를 할 짬은 아니지만, 최근 팀의 막내인 인턴 친구와 점심을 먹으면서 그 또래 친구들이 커리어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거의 제 자신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또 강의와 강연을 통해서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자주 듣곤 합니다. 하지만 커리어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개인마다 생각과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래 다섯 가지가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어려운 일을 맡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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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어렵고 힘든 일을 꺼려하고 막연한 두려움을 갖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일도 결국 누군가 맡아서 해야 하는 일이고, 그러한 일을 잘 수행했을 때 조직에서 그 사람의 대한 기대감, 신뢰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잘 해내면 이후 조직에서 어려운 일이나 중요한 일이 생겼을 때 그 일을 맡길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신입 시절, 팀장님이 저에게 다른 선배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맡겼던 적이 있습니다. 저도 '선배들도 꺼려하는 저 업무를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냥 해보기로 했습니다. 대신 그 업무를 제 방식으로 쉽게 풀어가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제가 맡는 일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낮은 연차에도 회사 내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3년 차쯤에는 오랜 시간 운영했던 회원(멤버십) 제도의 대대적인 변경을 통해 반기 동안 비용을 수십 억 원을 절감하면서도 구매 고객 수와 매출액을 성장시키는 성과를 얻었고, 4년 차에는 백화점 제휴 카드를 신규로 론칭하는 프로젝트의 PM을 맡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개인 정보 보호, 약관 개정, 마케팅 예산 관리, 마케팅 기획, UX/UI, 데이터 분석 등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펼쳐가는 커리어를 설계할 해야겠다는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었습니다.



2. 어렵게 일하지 말고, 쉽게 일하는 방법을 찾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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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어렵고 힘든 일을 맡게 되었을 때 그것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세요. 중요한 것은 일을 포기하고 줄이는 방향이 아닌 효율과 최적화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 많을 때 "일이 많고 힘드니 일을 줄일게요" 혹은 "일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못하겠어요. 사람을 더 뽑아주세요"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물리적으로 정말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상위 리더나 조직에서 리소스를 더 투입하는 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최적화와 효율화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한다면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 경험을 소개하자면, 이전 담당자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 받을 때, 기존 프로세스가 너무 시간이 많이 들거나, 비효율이라고 판단되면 저는 그것을 제 방식대로 변경하곤 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협업 조직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3.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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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개발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대개 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 30대 초반에는 야근과 밤샘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며, 건강 관리보다는 업무 성과에 더 집중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무리한 시간들이 쌓이다 보니 결국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기게 되었고, 그로 인해 오히려 커리어에도 지장이 생기더군요.


돌이켜보면, 저는 이 중요한 부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에 후배들에게는 항상 건강을 우선하라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우리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말, 커리어 초기에 선배들로부터 수도 없이 들었지만, 그 의미를 정말 체감하게 된 건 시간이 지나고 나서였습니다.


그래도 요즘 후배들을 보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자기 관리를 위해 운동도 꾸준히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작년부터 건강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고, 그 덕분에 예전보다 업무는 물론 개인적인 삶에서도 더 큰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내부 경쟁에 힘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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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나 조직에서도 내부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은 성장의 중요한 모티베이션이 되지만, 내부 경쟁이 모두 긍정적인 모티베이션이 될 수는 없습니다. 동료나 타 조직을 경쟁 상대로 인식한다면 일의 성과와 본질에 집중하기보다 작은 부분에 집착하고, 에너지를 소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혹 조직의 '빌런'이라고 정의되는 사람들을 보면 후배의 공을 가로채거나, 상위 리더, 조직장에게 아부하고 잘 보이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사람들의 결말은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언성 히어로'의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더 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주변에서 조직과 구성원 모두에게 신뢰받고 존경받는 선배들은 대부분 '언성 히어로'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성 히어로'는 자신의 '위치'보다 '역할'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위치'에 연연하는 사람들은 내부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더 높은 '위치'로 가기 위해 내부 경쟁에 힘을 쓰지만, '역할'에 집중하는 사람은 내부 경쟁보다 협력과 소통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갑니다. 우리가 경쟁에서 싸워야 할 대상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5. 정보가 곧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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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의사 결정'입니다. 그렇다면 이 '의사 결정'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요?


저는 바로 '정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보는 의사 결정의 근거가 되며, 많은 정보를 가질수록 의사 결정에 대한 확신과 속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많은 돈과 시간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의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경영진도 자신의 능력과 역량만을 믿고 결정을 하지 않습니다. 경영진들은 각 조직에서 취합된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하게 됩니다.


우리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의 중요도나 크기에 관계없이 얼마나 정보를 빠르게 얻고, 그것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지가 성과를 좌우합니다. 그래서 저는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가 전부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 속에서 '신호'와 '잡읍'을 분리하고, 그 '신호'를 바탕으로 정보를 쌓아가는 것이 성공적인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도 저연차 시절부터 데이터 분석 업무를 도맡아 하게 되면서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즈니스의 전반적인 메카니즘을 조금씩 이해하고 도메인 지식과 경험이 더해지면서 정보를 통해 저도 올바른 의사 결정을 제안할 수 있는 경험을 하나, 둘 쌓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으로, 상대편과 나의 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알고 승산이 있을 때 싸움에 임하면 이길 수 있다는 손자병법의 유명한 말입니다. 이 말처럼 우리의 커리어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를 얻기 위한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먼저 자신이 하는 일에 어떤 근거로 이 결정을 하는지를 정리하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결정의 방향이 맞았는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만약 마케터라면 내가 하는 프로모션, 캠페인의 중간 결과를 정리하고 공유해 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일이 종료되면 결과를 정리하고 회고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쉽고 단순한 방법이지만 일에 치이고 바쁘게 일을 하다보면 이를 소홀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러한 습관이 결국 자신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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