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보상이 뭔데요?>
2019년 4월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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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ub Journal #2 April 18th
<보상이 뭔데요?>
지난 저널에서는 게임 과몰입이 학업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오늘은 조금 방향을 틀어 보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책방에는 북클럽을 할 때 활동에 잘 참여하면 상점을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상점을 가장 많이 모은 친구 한 명에게는 상품권을 뽑을 기회를 줍니다. 상점을 받을 때마다 (그게 뭐라고ㅎㅎ)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면 아주 귀엽습니다. 이 상점 시스템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이 대표적으로 세 종류가 있는데요, “저 이거 했으니까 상점 주세요!” 자기 상점을 잘 챙기는 알뜰한 어린이, “ㅇㅇ이는 왜 상점이 4개에요? ㅁㅁ이도 상점 주셔야 돼요!” 하는 반 전체 상점을 관리하는 선생님형 어린이, “상점 필요없어요. 상점 받으면 좋은 것도 없잖아요..” 하는 의욕부진/해탈형 어린이! 재미있죠? 아이들이 상점을 바라보는 관점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방법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하기 싫은 일(주로 공부)를 하면 보상을 간절히 바랍니다. 그게 책방에서는 상점이지만, 집에서는 게임이 되기도 하지요. 게임은 강력한 보상이 되기에 좋은 동기부여도 됩니다. 게임 보상은 약효가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1차 약효가 떨어지고 나면, 시간이 지나면서 2차, 3차의 결과는 1차 결과에 반대되기도 합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 공부는 대충, 억지로 해치우는 것이 최종 결과라면 게임이라는 보상은 더 이상 좋은 보상이 아닌 거겠죠. 저도 언제부턴가 보상에 집착하는 아이들을 보면 씁쓸합니다.
지난 주에 있었던 도쿄대 입학식 축사를 읽어보셨나요? 도쿄대 명예 교수 우에노 치즈코의 이번 축사는 일본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가 한 말 중에 보상에 대한 특별한 시선이 있었습니다. ‘노력을 하면 반드시 대가가 돌아온다’는 생각 자체가 여러분의 노력에 의한 성과가 아니라 환경 덕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 노력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람, 지나치게 애를 쓰다 몸과 마음이 망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공감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책방에 오는 아이들은 참 좋은 환경을 가졌습니다. 노력을 하면 보상해주는 가족들과 선생님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좋은 환경이라는 걸 아이들이 깨닫기 바랍니다. 우에노 교수의 말처럼 아이들이 자라날수록 보상 없이 해야하는 일이 점점 많아집니다. 희박한 보상을 받기 위해 피터지는 경쟁을 해야할 때도 있고요.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을 주는 것이 바로 교육의 목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상점 시스템을 더 잘 따르게 하기 위해 반 전체 친구들이 모두 10개씩 모아야 보상을 준다거나(그러면 상점을 많이 모은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발표 기회를 양보합니다), 벌점(예의 없는 행동을 할 경우에 부여)이 5개 이상이면 아무리 상점이 많아도 아무 보상이 없다거나(그러면 경쟁이 과열되지 않습니다) 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상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장 기뻐할 때는 과연 선생님이 진심으로 아이들의 노력에 놀라워하고 잘했다고 칭찬해줄 때라는 걸 많이 느낍니다.
아이들이 한번에 하나씩, 작은 할 일을 보상없이 해내는 것이 단지 보상을 받기 위해 부담스러운 일들을 마구 해치우는 것보다 중요한 공부인 듯 합니다. 이것은 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남들의 인정이나 스스로 하는 자아도취(?) 없이도 묵묵히 해야 하는 일을 해서 더 높은 목표에 다가가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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