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Hyun Jan 14. 2024

어찌어찌 잘 마무리했습니다만

영화 '외계+인' 2부 리뷰

1년 반에 걸쳐 2부작으로 구성한 영화 '외계+인' 시리즈가 완결됐다. 비록 전반부에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갈지(之) 자 행보를 보였지만, 후반부에는 펼쳐놓았던 떡밥과 얼개들을 회수하며 비포장도로를 무사히 완주했다.


1부에서 혹평을 면치 못했던 '외계+인'은 최초 계획했던 것(2022년 연말 개봉)과 달리 장고 끝에 수차례 편집을 거쳐 2024년 새해가 되어서야 2부를 선보였다. 관객들이 1부를 선관람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아니면 개봉 텀이 너무 길었다고 생각한 것인지 '외계+인' 2부는 1부의 이야기를 축약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안(김태리)과 가드(김우빈), 썬더의 여정부터 삼각산 두 신선 흑설(염정아), 청운(조우진)이 무륵(류준열), 이안과 얽히는 과정, 외계 죄수 설계자(소지섭) 등 행방까지 숨 가쁘게 보여준다.


1부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를 간략 소개한 뒤, 2부를 통해 본격 얽히고설킨 캐릭터들 관계 및 서사들이 하나로 이어진다. 이때 최동훈 감독 작품의 시그니처인 각양각색의 선수들이 입담을 발휘하고 몸을 쓰고 합을 이루는 플레이들이 펼쳐진다. 1부보다 캐릭터 수가 늘어났고 세계관은 훨씬 커졌지만, 이를 적절한 밸런스로 풀어낸다.


그러면서 '전우치'를 연출하던 시절 선보였던 적절한 웃음과 경쾌한 액션이 부각된다. 덕분에 1391년과 2022년, 과거-현재를 쉴 새 없이 넘나들어도 페이스를 유지함과 동시에 관객들을 쉽게 이끌고 간다. 



이와 함께 전편에서 웃음을 유발했던 일부 캐릭터들의 분량도 늘어났다. 1편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해냈던 흑설, 청운 콤비를 연기한 염정아, 조우진은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입담과 도술로 활력을 더했고, 1부 말미에서 중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민개인 역의 이하늬 또한 웃음과 액션 모두 맛깔나게 소화하며 제 몫을 다 한다.


특히 2부에서 2022년으로 넘어가 함께 싸우는 후반부 48분은 '외계+인' 시리즈의 모든 것이 쏟아진다. 열차가 공중으로 탈선하고, 각종 도술이 난무하는 장면 속에서 인간-도사들이 한 팀이 되어 액션 케미를 펼치는 그림이 꽤나 볼 만하다. 전편의 실패를 거울삼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최동훈 감독의 노력이 느껴진다.


다만 '외계+인'이 2부작 동안 이끄는 동안, 정작 극의 중심축이 되어야 할 빌런 외계인의 존재감이 다양한 매력을 갖춘 주인공 및 서브 캐릭터들에 비해 약하다.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공하는 이유나 밀도 등이 부족하다 보니 주요 캐릭터들과 외계인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걸 '구경'하는 수준에 그친다.  


'외계+인' 2부만 놓고 봤을 때는 걸작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난한 수준의 외계인 퇴치극으로 완성했다. 하지만 호불호 갈렸던 1부의 빌드업 방식이 관객들을 다가오게 만드는 데 장벽 역할을 했었기에 2부로 만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비슷한 성격을 지닌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내리막길 타고 있는 시점에 공개됐기에 관객 모으기는 더욱 어렵지 않을까 예상된다. 


★★★



매거진의 이전글 700억 허투루 날린 무개성 크리처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