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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Apr 11. 2024

이번 연니버스는 후회 없을 선택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 외 2편 리뷰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청했던 작품을 한 패키지로 모아서 간단 리뷰를 하려고 한다. 대상은 '기생수: 더 그레이', '피지컬:100 - 언더그라운드', 그리고 '삼체'다.




'기생수: 더 그레이'



연상호 감독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타고난 이야기꾼인 건 동의하나, 그가 구축한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 인장이 찍힌 작품들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는 극명하다. 하지만 이와아키 히토시 작가의 '기생수'를 드라마화한 '기생수: 더 그레이'는 후회 없을 선택이 될 것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설정만 그대로 가져왔을 뿐, 원작 만화와는 다른 방향의 스토리를 들려준다. 판을 키우기보단 충청남도 남일군이라는 가상 지역 내로 의도적으로 축소하면서 동시에 서사, 캐릭터들의 전사 등을 속전속결로 풀어낸다. 여기에 '기생생물과 인간의 공존'이란 주제를 바탕으로 '기생생물을 지키려는 자, 막으려는 자, 공생하는 자'로 단순하게 공식화하면서 '인간성'에 대해 고찰하게 만든다.


'19세 관람가'가 붙었을 만큼, 소름 끼치는 비주얼 재현도 합격점이다.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가는 전소니와 구교환의 합, 시즌 2 여지를 남겼던 마지막 장면 또한 인상적이었다. 만약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는 조금 더 손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




'피지컬: 100 - 언더 그라운드'



(※ 시즌 1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노력한 피지컬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시즌 1, 2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몸관리의 중요성을 체감한 사회적 흐름까지 더해져 100명의 참가자들이 그간 노력해 왔던 과정을 가늠하며 한국을 넘어 해외 넷플릭스 시청자들까지 과몰입하게 만든다.


국가대표 스포츠인부터 스타 스포츠인, 연예인, 군인, 소방관 등 '피지컬: 100'에 출전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직군과 개성 또한 '피지컬: 100'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여기에 스토리텔링(시즌 1: 그리스 신화+서바이벌, 시즌 2: 고립된 환경+서바이벌)과 이에 걸맞은 퀘스트들이 등장하니 볼 맛을 더한다.


분명 100인의 참가자 중 최고의 1인을 가리는 서바이벌이나, 탈락자 또한 승자 못지않게 눈길이 간다. 아무래도 '탈락=다음 승리를 위한 밑거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피지컬: 100' 제작진의 빌드업 때문인 것 같다.


★★★☆




'삼체'



SF 소설가 류츠신의 동명소설을 드라마화한 넷플릭스 '삼체'는 흥미롭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400년 뒤에 지구에 도착해 폭격을 가하겠다는 낯선 외계 문명을 대처하는 지구인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지우려고 했던 광기의 결정체 문화대혁명의 피해자 예원제(자인 쳉/로잘린드 차오)는 복수를 위해 외계문명을 불러들였으나, 같은 가해자의 길을 걷게 돼 또다시 소중한 이를 잃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게 인상적이다. 또 과학과 이성이 상상치도 못하게 계속 고꾸라져 절망을 안겨주는 광경도 이목을 끌었다. 거듭된 실패와 절망, 비탄 속에서도 더 나은 해답을 찾아 나서려는 태도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비과학적인 인물들까지 과학적 사고를 하는 모습도 매우 신선하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거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은 화려한 시각효과 및 스케일도 압권이다. VR 세계관과 우주의 윙크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기도 하다. 심지어 이것이 원작소설의 초반부를 압축해서 담아냈다는 사실이 놀랍다.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얼마나 더 대단한 스토리텔링과 SF요소들이 나올까 기대감만 높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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