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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cherry May 12. 2024

감상기록 - #7 (일기장)

페르소나

각 시절들의 행복과 고통, 당시에 세상 친밀했던 혹은 고통 스러웠던 관계들, 열정적으로 했던 모든 것 들. 그러한 일들이 현재 나의 존재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음 챕터로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관계 속에서 이전의 나와는 다른 존재가 되어 상이한 인물로 살아가고 있다. 이 과정도 반복하다보니 이력이 나서, 이제는 쉽게 끄기 위해 덜 불타고, 덜 질척거리는 방어기제가 작동한다.


이 마음들을 허무주의나 무상함으로 흘러가게 둘지, 혹은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를 예단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환기시킬지, 선택은 개인의 몫이고, 이왕이면 삶의 자세는 후자 쪽이 좋겠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다만, 긴 고민 끝에 오랜 시간에 걸쳐 덧씌워진 가면 중 내 모습이 아닌 것이 있다면, 그리고 당시의 나는 그러했더라도 더 이상 그 모습의 내가 버겁다면, 분리하고 좀 더 자유로워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가면들 역시 여러 환경 속에서 가치관에 따라 스스로 선택했을 자아들이기에, 완벽히 나와 분리할 수도 내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면의 본질이 외부에 지나치게 향해 있어 '자신'을 우선순위에서 배제하고 있다면 그 끝이 얼마나 공허할 수 있는지 이제는 알기 때문에, 굳이 의지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썼던 가면들에 다시 압도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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