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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Apr 25. 2024

나이가 들어도 식욕은 그대로

여러 기능은 떨어지는데 

체중을 1년간 잘 유지하고 있는데 엄청 피곤하다.

뉴욕에 가서 허리를 다치면서 빠진 체중이 4kg이나 되는데

열을 내면서 근육이 고장 나 움직이지 못하면서 고생을 했더니

그 대가로 선물 같은 것을 받게 되었는데 지키기가 어렵다.


먹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이 맛있게 잘 먹고는 생각이 나서

나가서 걷기도 하고 쓸데없이 집안을 치운다고 요란을 떤다.

그러고는 양심이 허락할 때까지 먹지 않고 버티는데

매번 체중계의 숫자를 보면서 반성하기 바쁘다.


잘 먹은 다음 날에는 그만큼의 고통을 받아들이는데

하루 종일 먹고 싶은 입맛을 나무라면서 양을 줄여 먹고도

저녁 7시가 지나면 물만 마시면서 배 고파지기 전에 자자고

이를 닦으면서 뱃속에서 나는 소리를 애써서 무시를 한다.


이렇게 하루종일 나의 지칠 줄 모르는 식욕을 내리누르면서

뱃속의 고함소리에 이것은 살이 빠지는 소리라고 하면서

모든 신경을 집중하는데 그럼 조금은 숫자가 제자리도 돌아가

안심은 하지만 그 하루는 너무 힘들어 맛있는 보상을 떠올린다.


나이가 들어가니 소화능력이 떨어지고 씹는 일도 예전과 다른데

왜 식욕은 그대로 인지 매번 다양한 다른 먹을 것들이 생각나고

배달도 되고 지불할 능력도 되고 시간도 많은데 먹지는 말라니

고기를 탐내는 것도 아니고 피자나 스파게티 같은 것은 싫은데

야채만 먹어도 하루에 3끼는 넘치는지 체중 유지가 너무 어렵다.


저녁이면 체중계에 올라서서 내일의 계획을 짠다.

일 년을 이렇게 애를 썼더니 빠진 체중을 유지는 하고 있는데

체중계의 노예가 된 것처럼 체중계의 숫자가 알려주는 명령에

먹을 것도 자는 시간도 조절을 하면서 자유가 사라졌다.


먹으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식욕의 유혹에 넘어가게 되면

의지가 약한 내가 한심해 보여서 홧김에 더 먹을 때도 있었다.

나는 내 몸매가 나에게 실망을 준 기억이 별로 없어서 상관없는데

이렇게 체중 관리를 해야 하는지 자꾸 삶이 팍팍해지는 것 같다.


내가 기분대로 열심히 잘 먹으면서 살면 체중이 늘어난다는데

무슨 인간의 체중이 이렇게 잘 늘어나는 건지 나만 이런 건지

나이가 들면 조심하라는 부분에서 이 식욕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이렇게 버티면 뭐가 더 좋아질 건지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일에서

건강한 것은 좋은데 오래 사는 일에서는 별 관심이 없다.

건강하면서 먹고 싶은 것을 먹어가면서 살다가 죽고 싶은데

이런 공식은 없다고 하니 많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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