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경 Sep 13. 2015

마음의 윤곽

요가와 드로잉의 공통점

스물세살 즈음이 었던가.


옥주현 요가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한 것이 내 생의 최초의 요가 였다. 생소한 호흡과 내 몸이 내 맘대로 되지 않던 동작이 우스워서 룸메이트와 함께 따라하며 놀려댔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요가를 다이어트로 접해서 인지 이 후에 이런저런 요가센터를 띄엄띄엄 다니면서 제법 능숙한 척 요가를 할 수 있게 되었어도 요가는 늘 나에게 그냥 운동이었다.

하지만 요즘 새롭게 요가를 다시 시작해 재미를 알아가면서 감히 요가를 수련이라고 하는 이유를 조금 알게 되었다.


같은 자세라도 미묘한 힘의 위치에 따라 근육의 쓰임과 밸런스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엔 흉내내며 쉽게 버티던 자세들이 정확한 힘의 위치를 찾으니 쉬운 동작이 아니었다. 하나 하나의 동작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으면 몸의 균형이 금방 흐트러지고 자세가 무너졌다. 내가 원하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의 느낌에 충분히 집중하면서 내 몸이 어떻게 쓰이고 기능하는지 알아야했다.


그리고 오늘

최근 시작한 드로잉 연습을 위해 손의 모양을 따라 그리면서 요가 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늘 보아오던 내 손이지만 그리기 위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모양이 처음 보는 것 처럼 생소했다. 쉽게 그릴 수 있을 줄로 알았던 손의 모양은 잠시만 집중을 흐리면 윤곽의 균형을 금새 잊어버리고 흐트러지게 그려졌다.

요가를 할 때 처럼 내 손의 형태에 집중하고 균형을 찾아야했다.


요가와 드로잉은 전혀 다른 방식의 일이지만 그 내용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가도 드로잉도 결국은
마음의 윤곽을 정확히
들여다보기 위한 연습이 아닐까.




내가 가진 내 마음이지만

그 생소한 윤곽에 스스로도 놀랄 때가 있다.


그럴 때

마음에 천천히 집중하고

힘의 위치를 찾아 균형을 잡고

어떻게 힘을 줘야하는지 그리고 빼야하는지 알아갈 수 있기를


따뜻하지만 정확한 시선으로 마음의 윤곽을 균형있게 그려 낼 수 있기를


다가올 차가운 계절을 준비하며

마음을 위한 요가와 드로잉을 시작해야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래, 너 어떤 맘인지 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