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퀀트투자 분야에서 LLM을 사용할 수 있을까?

LLM Quant Revolution

by 홍창수
https%3A%2F%2Fsubstack-post-media.s3.amazonaws.com%2Fpublic%2Fimages%2Ffe48dcfc-4b4f-45fe-97b1-89051c12b33c_1027x1026.png


최근 금융 분야, 특히 퀀트 투자에서 대형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공시자료, 뉴스, 애널리스트 리포트 등 방대한 비정형 금융 텍스트를 분석하기 위해 FinBERT, Financial-RoBERTa 등 금융 특화 언어모델이 주로 사용되었다. 이들은 감성 분석(sentiment analysis)이나 특정 키워드 추출 등 비교적 한정된 작업에서는 유효한 성능을 보였지만, 언어 생성이나 문맥 이해 등에서 범용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GPT-4를 비롯한 최신 범용 LLM의 등장으로 금융 데이터 분석의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들 모델은 강력한 언어 이해 및 생성 능력을 바탕으로 기존 모델이 어려워하던 다층적인 문서 요약, 복잡한 질의응답, 사건 탐지 등의 업무에까지 활용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 공시에서 감가상각 방식 변경, 회계처리 방식 전환, 경영진 변경 등의 ‘특정 이벤트(event)’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요약하는 데 LLM이 탁월한 성과를 보인다는 연구와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과거 키워드 기반의 탐지 기법이 놓칠 수 있었던 문맥적 의미를 모델이 능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인 가치가 크다.


1. LLM에 대한 현재 인식과 기본 질문


과거에는 기업의 실적 발표문, 10-K 연례 보고서, 뉴스 기사 등과 같은 비정형 금융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주로 FinBERT와 같은 금융 도메인 특화 언어모델이 사용되었다. FinBERT는 BERT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되, 금융 문서에 맞춰 추가 학습된 모델로, 감성 분석(sentiment analysis), 리스크 문장 탐지, 기업 이벤트 추출 등 특정 태스크에서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은 기본적으로 사전 정의된 목적에 맞춰 설계되었기 때문에, 문서 요약, 질의응답, 서술형 정보 추론 등 보다 다양한 과제에는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즉, 정확하지만 유연성이 부족한 도구에 가까웠다. 반면, 최근 등장한 GPT-4와 같은 범용 대형 언어모델(LLM)은 금융 분야에서도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모델은 수십억 개 이상의 파라미터와 광범위한 학습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뛰어난 언어 이해 및 생성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의 모델로 다양한 금융 텍스트 태스크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GPT-4는 단순 감성 분석을 넘어, 복잡한 경영진 논조 분석, SEC 보고서 내 정책 변화 탐지, 다중 문서 간 비교, 경고 신호 추출, 맞춤형 텍스트 요약 등 다양한 고차원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범용성과 적응력은 기존 금융 특화 모델이 갖기 어려운 특징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이 실제 퀀트 리서치나 기관 시스템에 직접 도입되는 데에는 몇 가지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GPT-4는 오픈소스가 아니며, API를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에 보내야 하는 리스크가 존재하고, 자체 인프라에 통합해 운영하기도 어렵다. 또한 특정 기업의 고유한 데이터셋에 맞춰 완전한 커스터마이징이나 파인튜닝을 수행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러한 이유로 GPT-4의 오픈소스 대안으로서 Meta의 LLaMA 2, Mistral, Falcon과 같은 고성능 오픈모델들이 각광받고 있다. 이들 모델은 로컬 환경에서 직접 학습 및 추론이 가능하며, 기업의 데이터 보안 요건에 맞춰 유연하게 운용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여전히 모델의 정밀도, 추론 일관성, 이해 능력 면에서 GPT-4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특히 금융 텍스트와 같은 고차원 맥락 해석이 필요한 과제에서는 미세한 성능 차이가 결과의 해석과 투자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들은 여전히 GPT 계열의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쉽게 낮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 퀀트 투자에서의 LLM 활용 가능성과 한계

퀀트투자에서 LLM활용 가능성.jpg

[표] 퀀트 투자에서의 LLM 활용 가능성과 한계


1) 감성 분석(Sentiment Analysis) – 활용 가능성 높음


LLM은 감성 분석 분야에서 특히 강력한 성능을 보인다.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FinBERT 등 금융 특화 모델보다 GPT-4는 더 넓은 문맥 이해력과 정밀도를 갖고 있어, 뉴스 기사나 10-K 연례 보고서와 같은 기업 공시에서 유의미한 투자 단서를 더욱 정교하게 추출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문장에서 ‘미묘한 부정적 표현’이나 ‘경영진의 전략적 전환’과 같은 뉘앙스를 감지하여 투자 판단에 필요한 인사이트로 전환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2) 텍스트 요약 및 해석 – 활용 가능성 높음


LLM은 방대한 양의 문서를 빠르게 요약하고 핵심 내용을 도출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실적 발표 후에 나오는 수십 페이지 분량의 투자자 프레젠테이션이나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요약하여 ‘핵심 이슈’, ‘가이던스 변경’, ‘비용 구조 조정’ 등의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존보다 빠르게 알파(Alpha)를 포착하거나 시장 반응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시간 대비 정보 밀도가 중요한 퀀트 투자에서는 이 기능이 상당한 경쟁력이 된다.


3) 실시간 정보 반응 – 활용 가능성 낮음


LLM은 응답 시간과 연산 자원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초단타 매매(HFT)나 마이크로 구조 기반 전략처럼 밀리초 단위의 반응이 필요한 환경에서는 부적합하다. 실시간으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려면 경량화된 모델이나 사전에 설계된 룰 기반 알고리즘이 더 적합하다. LLM은 대체로 수 초 이상의 지연이 발생하며, 응답 예측의 일관성도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실시간 의사결정이 필요한 전략에서는 LLM의 활용이 제한적이다.


4) 시계열 예측(Time Series Forecasting) – 활용 가능성 낮음


GPT 계열 모델은 본질적으로 언어 생성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시계열 데이터를 다루는 데는 구조적으로 약점을 가진다. 시계열 예측에서는 시점 간의 수치 패턴, 계절성, 이동 평균 등을 정밀하게 포착해야 하는데, 이러한 요소는 기존의 ARIMA, LSTM, Transformer 등 시계열 특화 모델이 더 잘 다룰 수 있다. LLM은 숫자 기반의 연속된 패턴 예측에는 한계가 있으며, 예측 정확도 또한 통계 기반 또는 딥러닝 기반 모델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웹 스크래핑 및 이벤트 인식 – 활용 가능성 실험적


웹상에서 특정 이벤트(예: M&A 발표, CEO 교체, 규제 변경 등)를 자동으로 감지하거나 개체명 인식을 통해 관련 정보를 추출하는 데 있어 LLM의 가능성은 점차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다양한 문맥 속에서 기업명, 인물, 숫자, 날짜 등의 키워드를 유연하게 추출하는 능력은 과거 룰 기반 정규표현식보다 확실히 개선된 정확도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 기능은 여전히 실험적인 단계이며, 실제 투자 시스템에 도입하기에는 추출 정확도와 처리 비용의 균형, API 사용의 보안 문제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LLM은 ‘텍스트 기반 분석’ 영역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만, 수치 기반의 정량 분석이나 초단기 전략에는 제한적임이 드러난다.


3. 기술 제약과 퀀트 펀드의 운영 현실


대다수의 대형 언어모델(LLM)은 OpenAI의 GPT 시리즈처럼 API를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며, 이는 기업 내부 시스템과의 완전한 통합이나 보안 통제에 본질적인 한계를 발생시킨다. 기업 입장에서는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전송되는 구조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며, 내부 보안 규정이나 데이터 거버넌스 기준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많은 금융 및 퀀트 조직에서는 이러한 API 기반 LLM의 상시 운영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라마2(LLaMA2), 미스트랄(Mistral), 팔콘(Falcon)과 같은 오픈소스 로컬 모델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는다. 로컬 모델은 모델 자체의 성능이 아직 GPT-4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실제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한 파인튜닝을 수행할 수 있는 학습 데이터 부족 역시 실질적인 장벽으로 작용한다.


특히, 시계열 기반의 수치 데이터와 복합적인 텍스트 데이터를 동시에 다루는 퀀트 전략에서는 기존 LLM의 단일 텍스트 기반 구조가 충분한 효용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퀀트 펀드 및 투자기관들은 GPU 활용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편이다. 이는 모델 학습 및 추론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고비용 구조로 이어지며, 직접적인 투자성과(알파 창출)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관은 여전히 비용 대비 효율이 명확한 방식, 즉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반의 시계열 예측 모델(TFT)이나 파이토치(PyTorch)를 활용한 커스텀 모델 개발을 통해 전략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방향을 선호한다. 이러한 모델들은 비교적 가벼운 연산 자원으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기존 금융 데이터와의 통합이 용이하다는 실용적인 장점이 있다.


4. 현업에서의 실무 활용 사례


실제 실무자들은 LLM의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이러한 증언들은 LLM이 퀀트 분석의 ‘메인 엔진’이 되기보다는 ‘보조 추진체’로서의 역할이 더 적합하다는 현실적 시각을 보여준다.

최근 금융 시장에서 대형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기업 공시에서 감가상각 방식 변경, 회계 기준 수정, 경영진 교체 등과 같은 특정 이벤트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데 있어 LLM의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비정형 정보 탐색은 기존의 규칙 기반 시스템이나 단순 키워드 검색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영역이며, LLM은 문맥 기반 이해를 통해 훨씬 정교한 이벤트 감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LLM이 모든 상황에서 기존의 bag-of-words 기반 모델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수치 기반 분석이나 정형 텍스트 분류에서는 LLM이 과도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간결한 모델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많다. 다만 요약 작업에서는 LLM의 장점이 뚜렷하다.


기업 보고서나 10-K 연례보고서, IR 자료 등 방대한 텍스트를 요약하여 핵심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 있어 GPT 계열 모델은 기존 접근법보다 훨씬 유연하고 정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기업 보고서를 자동 요약하여 시장에 선반영되지 않은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고 알파를 추구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전 투자에 있어 정작 중요한 것은 기업의 분기 실적 발표와 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모델이 생성한 요약 자체가 투자 의사결정의 결정적 요소가 되기보다는, 그것이 정량적 실적 데이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LLM은 정보 탐색과 해석, 즉 '무엇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이해에는 매우 유용하지만, 투자 전략 자체를 생성하는 도구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주가 예측이나 포트폴리오 구성과 같은 전략 수립에는 수학적 정합성과 반복 가능한 성능 검증이 필수이며, LLM의 확률적 출력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텍스트 기반 데이터는 투자에서 보조적 정보일 뿐이며, 여전히 시장 데이터(가격, 거래량, 실적 등)가 핵심적인 의사결정 근거다. LLM은 투자 아이디어를 서포트하고 코딩을 보조하는 도구로서의 활용이 훨씬 현실적이다. 예컨대 복잡한 파이썬 코드 자동 생성, 데이터 크롤링 자동화, 보고서 초안 작성 등에서 LLM은 실무자에게 실질적인 시간 절감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정보 탐색 도우미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때, LLM은 퀀트 투자 환경에서도 유의미한 도구가 될 수 있다.


5. 유망 활용분야 및 한계가 있는 분야 검토


▶ 유망한 활용 분야


1. 대규모 금융 텍스트 요약 및 요점 추출


LLM은 수많은 금융 뉴스, 애널리스트 보고서, 기업 공시 등의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를 빠르게 요약하고 핵심 정보를 도출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보다 빠르게 유의미한 정보를 선점할 수 있으며, 시장 반응 이전에 알파(초과 수익)를 탐색하는 데 유리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2. 기업 이벤트 자동 감지


회계 정책의 변경, 인사 변동, 규제 대응 등과 같은 비정형적 기업 이벤트를 문서 내에서 자동으로 감지하는 데 LLM은 매우 효과적이다. 기존의 규칙 기반 접근법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문맥의 변화를 인식할 수 있어, 기업의 전략 변화나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3. 코드 보조 엔진으로의 활용


투자 전략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LLM은 코드 생성, 디버깅, 문서화 등 다양한 개발 보조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퀀트 개발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전략 구현의 속도를 크게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반복적인 작업이나 신규 전략의 프로토타입 제작 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 한계가 있는 활용 분야


1. 시계열 데이터 기반 예측


LLM은 언어 모델로서의 특성상 시계열 데이터를 예측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금융 시장의 수치 기반 변동성과 패턴을 정밀하게 포착하는 데는 LSTM, Transformer, XGBoost 등 기존의 머신러닝 및 딥러닝 모델이 훨씬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따라서 시계열 예측은 여전히 전통적인 머신러닝과 딥러닝 모델에 의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2. 초단타 및 고빈도 트레이딩 전략(HFT)


LLM은 연산 처리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실시간 응답성에서 제약이 있기 때문에, 밀리초 단위의 반응 속도가 요구되는 초단타 매매나 고빈도 트레이딩 전략에는 부적합하다. 이러한 전략에서는 경량화된 알고리즘이나 FPGA 기반 시스템 등이 필수적이다.


3. 비용 대비 효과성 문제


LLM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GPU 인프라와 고성능 컴퓨팅 환경이 필요하다. 이는 중소형 퀀트 팀이나 스타트업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수익률 대비 투자 대비 수익률(ROI)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인프라 투자 여력과 활용 범위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수적이다.


LLM을 어떻게 퀀트투자에 활용할 것인가?


LLM은 퀀트 전략의 중심 도구가 되기엔 아직 기술적·운영적 제약이 많다. 하지만, 정성적 정보 처리와 해석에서는 매우 강력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수많은 금융 문서를 신속히 요약하고 핵심 정보를 추출하는 데는 GPT-4 계열 LLM이 큰 가치를 발휘한다. 향후 LLaMA 3와 같은 오픈모델의 성능 향상, GPU 비용 하락, 경량화된 LLM의 등장은 퀀트 업계의 LLM 수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 시장은 본질적으로 학습 데이터의 생성이 어려운 도메인이라는 점에서, LLM 기반 접근은 기존 머신러닝 및 도메인 전문성과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균형 감각이 향후 퀀트 분석의 진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데이터의 시대, 퀀트는 어디로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