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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ㅈㅈㅜㄴ Apr 25. 2021

중고구매왕으로서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중고거래 tip, 주의사항


번개장터 프로필



당근마켓 프로필



  N년 전 번개장터를 시작으로 중고나라, 당근마켓, 여러 오프라인 벼룩시장을 쫓아다녔다. 누군가의 취향, 센스를 산다는 생각으로 즐겨했던 중고 거래였다. 이미 한 번 선택을 받았던 상품이라는 확신은 구매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래, 이 사람도 이거 예쁘다고 샀던 거잖아! 하고 채팅을 시작한다.


 그러나 중고 거래에 간과하면 안 될 것이 있으니. 바로, 그 물건을 처음 산 사람이 다시 필요하지 않다고 시장에 돌려놓는 상품이라는 것. 왜. 대체 이 판매자는 왜, 이 상품을 다시 파는 걸까? 판매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살펴보자.





(1) 사이즈 미스로 판매합니다.

- "안녕하세요, 실측 사이즈 알고 싶어서 연락드립니다.'

(2) 단순 변심으로 /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 판매합니다.

(3) 옷장에 옷이 많아 판매합니다 / 옷장 정리합니다.

(4) 사용감 사진으로 확인해주세요. / 사용감이 많아서 싸게 처분합니다.

- 중고 거래에서 저렴한 가격이란?

- 네고 문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이사람 괜찮은 거 맞지? - 후기 살펴보기




(1)   사이즈 미스로 판매합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멘트라고 생각한다. 입어봤는데 사이즈가 작네요, 저한테는 조금 큽니다. 이와 같은 설명은 괜찮다.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240 신는데 발볼이 조금 넓은 편인 저한테는 작네요. 발볼 얇은 240이나 정사이즈 240 추천드릴게요.”, “살이 쪄서 옷이 작아졌네요.” 등. “살이 빠져서 판매합니다”는 부럽다. 이런 멘트가 적혀 있다면 상품에 대한 의심을 접어두고 본인 사이즈와 그 상품의 사이즈만 잘 맞춰보면 된다.




l  사이즈를 제대로 알고 사자 – 실측 문의 “안녕하세요, 실측 사이즈 알고 싶어서 연락드립니다.”

 평소 본인이 입는 옷 혹은 구하고 있는 물건의 크기를 대충 가늠할 수 있는 경우엔 실제 크기가 어떻게 되는지 비교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입어본 상품이라면 상관없지만 판매자가 올려놓는 사진만 보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 쇼핑몰 홈페이지에서 사이즈 상세 정보를 첨부해주는 판매자는 매우 친절하고 섬세한 판매자다. 실측이 궁금하다고 물어보는 것 정도는 판매자에게 큰 실례가 되지 않는, 구매자로서 타당하게 알아야 할 정보이니 정중하게 정보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사이즈를 정확히 알고 사자. (혹은 그 상품을 제대로 알고 홈페이지에 가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2)   단순 변심으로 /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 판매합니다.

 가끔 그런 경우 있지 않은가. 아, 이 옷 입으면 저런 느낌이겠구나 하고 샀는데 막상 내 몸에 걸쳐보니 황당하면서 놀라운 핏이 될 때. 판매자는 아마 그런 순간을 겪었기 때문에 그 상품을 빠르게 중고거래 장터에 올려놓았을 수도 있다. 아찔한 건, 내가 입었을 때도 그런 이상한 핏이 나올 수 있다는 점.


 이건 최근의 일화인데,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인 아*멘토의 딱 달라붙는 니트가 저렴한 값에 올라와 있길래 눈 여겨 보다가 샀다. 그 상품에 대한 설명은 짧고 굵게 ‘새상품’. 한 치의 의심 없이 샀는데, 입어보니까 속이 다 비치는 엄청난 시스루의 니트였다. 신나게 택배를 뜯고 입어보자마자 탄식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하. 이래서…. 올리신 건가요…… 리뷰 좀 더 찾아보고 살 걸…후회해도…늦었다……..



 | 중고 거래 판매 게시글 사진의 세 종류 : 옷걸이 샷, 판매자 착용샷, 판매자가 구입한 곳 모델의 착용샷

 그러니까 착용샷이 있는 것이 좋다. 내가 입었을 때도 저런 느낌이겠구나 상상하기가 한결 쉽지 않은가. 다만 모델 컷은 주의를 해야 한다. 내 몸과 모델 몸은 많이 다르니까… 예쁘게 보이기 위해 사진에 보이지 않는 그 모델의 뒷모습에선 옷을 집게로 집어 놓았을지 아닐지 알 길이 없다. 모델 착용샷은 연출된 사진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3)   옷장에 옷이 많아 판매합니다 / 옷장 정리합니다.

 이 경우는 신뢰도가 높다. 보통 저렴하게 올리는 경우에 이런 식으로 말을 붙이는 것 같더라. 옷장 정리한다는 멘트 + 매우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올리는 경우 그 판매자를 팔로우한다. 그런 식으로 옷장 정리 중에 나오는 귀여운 옷들이 여러 개 더 올라올 수도 있으니까 용의주시하기 위해서. 생각해보니까 옷장정리 옷들은 저렴하게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옷들은 가볍게 고민하고 사는 것 같다.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브랜드인 경우도 많고. 그 브랜드의 상세 정보나 다른 리뷰에서 어떤 옷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4)   사용감 사진으로 확인해주세요. / 사용감이 많아서 싸게 처분합니다.

 티셔츠 목 늘어남, 신발 뒤축 닳은 정도, 변색. 꼭 확인해야 한다. 중고를 좋아하긴 하지만 낡은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감이 얼마나 있는지 꼭 확인할 것. 이미 닳을 대로 닳은 상품이라면 사용가치는 크게 없다.


 사용횟수가 적혀진 경우도 있다. “시착만 했습니다.”, “두 번 신고 나갔어요.”, “5번 정도 입었습니다,” 등등. 내가 가장 선호하는 것은 시착만 해본 새상품, 택이 아직 붙어있는 새상품 등등. 몇 번 입었다고 하는 것은 글쎄.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약간 숫자를 줄여서 말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아예 기입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테고. 사진으로 확인하는 것이 상책일 듯하다. 어느 정도의 중고 제품을 내가 이어 쓸 수 있을지는 사진을 보고 판단하자.




l  중고 거래에서 저렴한 가격이란?

 보통 택배를 받자마자 판매하는 경우, 아직 절찬리에 판매중인 새상품, 홈페이지에서 품절된 새상품, 반품 기간을 놓친 새상품은 원래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많아봤자 3~5만원 빠지는 정도. 새상품을 공식 루트보다 약간 저렴하게 사고 싶다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다면 정말 중고 상품은 얼마여야 좋을까? 매우 주관적이고 철저한 내 기준으로는 원래 가격의 절반 이하. 원 사용자가 충분히 그 상품을 사용했다면, 한 철, 1년 혹은 몇 년 가지고 있었다면 그의 손을 탄 것으로 상품 가치는 새상품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본다.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즐겨 파는 친구에게 물어봤다.

중고 상품은 어느 정도 가격이 적절한 것 같아?
나는 한두 번만 입었다 해도 진짜 싸게 내놓거든. 3만원에 산 거 만원에 파는 정도. 60%는 깎아주는 것 같아. 내 기준 내놓는다는 것은 진짜 안 입는 것. 안 입는 것은 어차피 버려질 물건, 차라리 팔면 돈이 되는 거니까 소소한 용돈벌이로.
처분 목적이네?
그렇지.


l  네고 문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네고 = negotiation, 가격 협상을 뜻한다.


 최근에 이런 채팅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5에 쿨거래 괜찮을까요?” 택미포 (택배비 미 포함) 로 65,000원에 올려놓은 상품이었다. 충분히 저렴한 가격에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저런 제안을 받았다.



나는 쿨하지 못해서…. “안녕하세요! 지금 가격에서 택포로 해드릴 수는 있어요”라고 답했는데 결과는 읽씹이었다.


 기본적인 채팅 매너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위의 메시지에 답장은 했다. 적어도 인사로 시작하는 네고 제안이었으니. 다짜고짜 깎아달라는 것은 좀.


 “안녕하세요 네고 문의 가능할까요?” 로 서문을 열자. 판매자가 그 메시지를 본 후 마음의 준비를 하고 타협선을 생각할 수 있게. 경험상 많은 판매자가 적당히 오케이하는 네고선은 지금 가격에서 택포 해주는 정도였다. (택배비는 원래 착불이나 따로 3000원 정도를 추가해서 입금한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지금 가격에서 택포 괜찮을까요?” 는 물어봐도 좋지 않을..까…? 나는…자주….. 물어보는데…. ㅎㅎ…ㅎㅎㅎ..



l  이 사람 괜찮은 거 맞지? - 후기 살펴보기

 나와 거래할 예정인 이 사람이 과연 괜찮은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후기를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몇 주 전, 살 것처럼 이것저것 물어보길래 친절하게 답을 다 하니 상대방이 사라진 적이 있었다. 당연히 그 사람이 어떤 후기를 받았는지 정도야 첫 메시지가 온 직후 확인했다. 실책은 후기가 있었다는 것만 확인한 것. 어떤 후기가 있는지를 살펴보지 않았다. 그렇게 사라지길래 다시 후기란을 보니까, 찌르고 튀기 전문이라는 판매자들의 원성이 가득한 후기들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제대로 보지 않은 나를 자책하기도 했지만, 후기 확인이 필수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은 날이었다.


 이 외에 택배를 얼마나 신경 써서 보내는 사람인지 (가끔 군것질거리를 넣어주는 사람도 있고, 편지를 써서 보내는 사람도 있다), 판매하는 상품의 상태는 어떤지, 얼마나 가격을 깎아주는 사람인지 등 사소한 정보도 후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올해 1월 기준 당근마켓 앱 월간 사용자는 1325만 명이고, 중고나라라는 네이버 카페이자 플랫폼의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중고거래를 하는 시대라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고라는 단어가 붙는 것은 나 아닌 누군가가 그 상품을 한 번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다시 필요 없다고 내놓는 것이니, 왜 그 판매자는 다시 파는 걸까? 에 집중해서 합리적이고 행복한 소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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