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 부장은 약점을 꺼린다
7. 나는 소시오패스 부장과 일한다 - 약점 노출
소시오패스 부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바로 약점 노출이다. 물론 보통 사람들도 약점이 노출되는 것은 싫어한다. 소시오패스들은 더욱 이러한 약점 노출에 보통 사람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심지어 더 은폐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되는 위기감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1. 유일한 약점, 발작버튼이 됐다
소시오패스 부장의 약점은 명확했다. 부장의 만행에 지친 소속 부서 직원들의 퇴사러시였다. 팀장시절부터 이어진 줄퇴사는 부장이 되어서도 똑같이 발생했다. 퇴사 사유를 명시적으로나 공개적으로 부장이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프더레코드 자리에서는 퇴사 직원 모두 실제 퇴사원인을 소시오패스 부장으로 지목했다. 그러다 보니 회사 사람들은 소시오패스 부장이 직원 관리를 못한다는 약점을 알고 있었다.
"다른 것 하려 나간답니다"
소시오패스 부장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직원 관리를 못한다고 말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퇴사러시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소시오패스 부장은 겸손한 이미지를 위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퇴사가 본격적으로 많아지자 인정했던 내용도 부정하며 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퇴사에 대해 퇴사한 사람이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거나, 회사 지원이 부족함을 주요 사유로 말했다. 자신은 잘 대해줬으나 직원들이 다른 마음을 먹었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직원들은 다 알고 있었다. 실제 퇴사는 소시오패스 부장의 만행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너 때문에 나갔잖아"
사건은 술을 진탕 마시는 분위기였던 회식에서 시작됐다. 취기가 오른 한 부장이 마음속에 있던 직원들 퇴사 이야기를 꺼내며 화살을 소시오패스 부장에게 돌렸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큰소리로 화를 냈다. 많은 직원들이 보는 앞이었지만 소시오패스 부장은 이를 고려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상태였다. 격분한 감정 상태를 감추지 못하며, 자신이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또한 퇴사는 퇴사한 당사자들이 부적응한 문제가 컸다며 모두의 책임이라 말했다. 누그러지지 않는 감정이지만 주변에서 싸움을 만류했다.
"야 그 부장 부친 장례식에 부조하지 마"
다음날 소시오패스 부장은 그날 일이 자꾸 생각났다. 취기에 의해 실언임을 서로 인정하며 사과는 했지만 못내찜찜했다. 싸운 것을 직원들이 다 봤고, 퇴사 원인이 본인이었다는 사실이 충격이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인정하기도 싫었던 이유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드러나자 불쾌했다. 더욱 자신의 자존심에 입은 상처가 더욱 쓰라렸다. 복수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소시오패스 부장과 싸웠던 그 부장이 상을 당했다. 오랜 기간 그와 친분을 쌓아 지냈지만 소시오패스 부장은 그 싸웠던 감정이 떠올랐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부서원들에게 상갓집을 가지 말라며 단체 카톡을 날렸다. 두고두고 찜찜했던 그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느낌이었다.
#2. 다른 이의 약점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면 나의 약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냥 잘 넘어가 보자"
불안했던 것들은 일어나기 마련이었다. 잦은 퇴사로 남은 직원들은 신입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미숙한 일처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었다. 직원들은 반복된 실수에 또다시 부장이 화를 낼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시오패스 부장은 어찌 된 일인지 그냥 무마하며 넘어가기로 했다. 이러한 사항은 자신도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나치기 어렵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2~3천만 원 손해에 대해 쉬쉬하며 넘어가려는 궁리를 했다.
"너네 이러면 어떻게 하냐"
때마침 다른 부서에서 비슷한 규모의 손해가 발생할만한 일이 생겼다. 마치 기다린 듯 소시오패스 부장은 이를 공론화했다. 공론화하면서 이 일이 큰일인 것처럼 부풀렸다. 그러나 일어나지 않은 손해였고, 해결 가능한 방법이 있음에도 손실이 일어난 것처럼 말했다. 손해가 엄청난 금액인 듯 여기며 문제를 더욱 크게 부각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문제가 커지자 당사자들은 수습하기 바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담당한 사람들은 이 문제가 이렇게 커질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고 있었다.
"이거 왜 이런 거냐? 다른데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자신의 부서에서 일어난 손해는 명확한 손해였다. 미룰 수도 줄이기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부장은 쉬쉬하며 사람들에게서 넘어가기를 바랐다. 자신의 관리소홀로 비칠 가능성이 있기에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 했다. 이를 위해 항상 그가 사용하는 것은 프레임이었다. 다른 부서의 실수를 과장하고, 커 보이게 했다. 그것과 동시에 자신의 부서에서 일어난 실수를 함께 처리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비난의 화살이 분산되고, 넘어갈 수 있는 타이밍이 왔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희생양이 될 문제가 필요했고, 때마침 그 문제가 불거진 것이었다.
소시오패스 부장은 약점을 가지고 논다
자신 부서에서 일어난 것은 별것 아닌 일로 무마하려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잘못은 공공연하게 드러내며 망신을 주었다. 큰일이 아님에도 부풀리고, 자신의 결점은 애써 무마하려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은 결점이 없는 것처럼, 문제가 없는 것처럼 잘 굴러가는 시늉을 한다. 이래야만 상대적으로 자신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욱 그래서 상대방의 약점을 이용해 자신을 돋보이게 한다.
이러한 순간 대부분 화를 내며 반응한다. 그러나 오히려 소시오패스 부장에게는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관심한 듯 또는 감정 없이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객관적인 답변으로 대하는 것이 좋다. 감정에 휘말리고 대응하는 것은 소시오패스 부장이 원하는 방향이다. 따라서 멀리하거나 감정적인 대응은 배제하고, 상황을 객관화하여 대해야 한다. 그것이 약점을 가지고 노는 소시오패스 부장을 대하는 첫 번째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