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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대화 7. '그냥' 하는 것의 힘

이유가 있어야 실행하는 게 아니라, 실행해야 이유가 생긴다.

by 단비

실제 있었던 대화를 각색하기도, 상상으로 대화를 구성하기도 합니다. 내 안의 타자와 나누는 대화이기도 합니다. 질문이 남기도, 깨달음이 남기도, 감정이 남기도 해서 '남는 대화'입니다.


A: 어떻게 그렇게 글을 매일 써.

B: 그냥

A: 그냥이 어딨어. 쉬운 일도 아니고.

B: 그냥 써야 하니까.

A: 왜 써야 하냐고?

B: 하기로 했으니까

A: 그니까 왜 하기로 했냐고?

B: 그냥


남는 질문

우리는 왜 ‘그냥’이라는 대답을 가볍게 생각할까?

어떤 일을 해내는 가장 강력한 힘은 ‘그냥’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남는 생각

‘그냥’ 하는 일이야말로 오래 할 수 있고, 오래 한 일일수록 잘할 수 있고, 잘하게 되면 좋아하게 된다. 결국 ‘그냥’ 한 일이 꾸준하게 이어지면 계속할 이유가 생긴다. 잘하기 때문에, 좋아하기 때문에 꾸준히 한 게 아니라, 꾸준히 하다 보니 잘하게 되고,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뚜렷한 목표와 체계적인 계획이 세워질 때까지 실행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또는 강력한 동기와 대단한 이유가 있어야 실행을 지속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당장 하루하루 해야 할 일, 하기로 한 일을 하는 것, 그 자체가 그 일을 계속해야 할 강력한 동기와 이유를 만들어 낸다. 즉, 이유가 있어야 실행하는 게 아니라, 실행해야 이유가 생긴다.


교지졸속(巧遲拙速) - 완벽한 준비로 늦는 것보다는 미흡한 행동이라도 하는 게 낫다.

巧 공교할

遲 늦을

拙 옹졸할

速 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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