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파즈 Dec 16. 2022

내뱉는 말의 힘을 믿습니다.

에세이 #73

 말실수가 잦은 편입니다. 그래서 종종 핀잔을 듣습니다. 생각의 속도보다 입의 속도가 빠릅니다. 그래서 정돈되지 않은 미래의 일을 섣불리 말하기도 합니다. 큰 단점입니다. 매번 말조심을 하려는데 내공이 부족해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갈 길이 참 멀어 보입니다.


 단어, 톤, 뉘앙스, 눈빛, 제스처, 목소리 높낮이, 눈 맞춤, 시선, 따뜻함의 정도와 같은 변수가 말과 결합하는 순간 메시지가 완성됩니다. 삶은 어쩌면 메시지를 완성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완벽한 메시지는 존재하지 않으니.


 살다 보면 앞이 보이지 않 때가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순간 말입니다. 그럴 때는 먼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러고 나서 그 결과를 말로 내뱉습니다. 내 입을 떠난 말이 동력되어 그렸던 미래를 현실에서 보고자 노력합니다. 뱉은 말을 지키고자 애씁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현실로 이뤄집니다.


 그것이 말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전 직장에서 몇 개의 프로젝트가 뒤죽박죽 진행되어 힘에 부치는 와중에 한 직원이 물었습니다. '어떻게 일을 처리하실 거예요?' 그래서 속으로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냐..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꾹 누르고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마. 무조건 잘될 거니깐.


 어휴. 내가 뱉은 말이지만 얼마나 현실성 없는 말인지. 그런데 그 직원이 어이없다는 듯 웃는 겁니다. 일말의 긴장이 해소되고 '아, 잘될 수도 있겠구나.',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와 같은 생각이 머릿속에 짧은 순간 자리 잡습니다. 이후에도 몇 번을 반복해서 말합니다. 잘될 거라고. 그러고 나서 잘될 수밖에 없도록 발에 땀나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만약 그 일이 잘된다면 나는 바로 말합니다. '그것 봐, 내가 잘된다고 했잖아.'


 냉소적인 태도 성과를 만들지 않습니다. 요즘 들어 시니컬한 사람을 만나면 피합니다. 냉소적 사고방식이 나와 주변,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냉소주의는 전염이 빠릅니다. 인간은 부정적 사고를 쉽게 받아들이고 그 생각을 통해 자신의 불행을 설명합니다.  냉소주의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실상은 텅텅 비어있는 플라스틱 생수병 같은 것입니다.


 내 탓을 하려면 성찰이 필요하고 남 탓을 하려면 냉소가 필요합니다. 냉소는 인간의 영혼을 폐하게 합니다. 부정적 언어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주변을 지치게 만듭니다. 냉소적인 인간은 홀로 남습니다.


 현실감이 없더라고 낙관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말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듭니다. 말을 내뱉는 순간 내가 나의 말을 듣고 태도를 결정하고 행동합니다. 그것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됩니다.


 내뱉은 말 인생을 결정합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매 순간 집중하되 원하는 미래를 그려놓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겁니다.  한 번에 한 발씩 그려놓은 미래로 다가가면 어느덧 말한 것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무엇을 원하시나요?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십시오. 그 말이 나를 더나은 인간으로 만들겁니다.


 말은 힘이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불행은 내 삶에 가까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