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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프로 May 14. 2024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지난 주말에 1박 2일로 대구여행을 다녀왔다. 여행기는 커밍 쑨. 대구는 서울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도시이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여행을 하니 색다른 자극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생각해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가 조금씩 바뀐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진짜 이유를 서서히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예전에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여행이 좋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일상에서 벗어나 쉴 수 있어서

-지금의 고민거리들을 잠시 내려놓고 즐길 수 있어서

-평소보다 더 자유롭게 마음을 풀어놓을 수 있어서

-새로운 에너지가 생겨서


물론 이 이유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누구나 인정할만한 여행의 장점이다. 지금도 나는 이런 시간을 고대하며 어딘가로 떠나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하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여행이 내 일상을 더 소중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일상이 단조롭게 느껴질 때쯤 여행을 떠난다. 짧든 길든 여행을 한 후 돌아와서 다시 맞이한 일상은 예전과는 다르다. 매일 똑같던 창 밖 풍경이 신선하고, 매일 걷던 거리가 새롭다. 집에 있는 침대와 베개는 또 어찌나 포근한지. 너무나 익숙해서 당연하게 느껴졌던 편안함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여행지에서의 멋진 추억도 너무 좋지만,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일상은 더 좋다.


어제 짧은 대구여행을 마치고 남편과 집으로 걸어오다가 신호등이 바뀌어 횡단보도에 잠깐 서있었다. 어스름한 초저녁의 분위기를 즐기며 분주하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데, 순간 이런 생각들이 마음 속에 피어올랐다.


서울 좋다.

우리 동네 좋다.

내 일상이 좋다.

이 순간이 좋다.

사는 거 참 좋다!


어깨가 무겁고 다리도 아프고, 여독에 절어있는 상태였지만 묘하게 설렜다. 얼른 다시 소소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 시들해지겠지. 그럴 땐 또 여행 계획을 짜겠지. 그렇게 여행을 하고 돌아와서 나는 내 일상과 다시금 사랑에 빠질 테다. 여행은 언제나 내 삶을 더 근사하게 만들어주니까.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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