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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연 Mar 22. 2022

877명의 독자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글을 보여드리지 않고 있음에도 떠나지 않고 이곳에 계셔 주어 고맙습니다. 브런치 특성상 가입하고 구독했다가 그 이후로 안 들어오시기 때문에 구독을 취소할 일이 없으신 것 일 수도 있고요. 혹시라도 글을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작년 이른 가을까지는, 기존에 있던 글을 책에 넣을 수 있도록 다듬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연초에 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상투적인 말이지만 책 한 권을 낸다는 게 보통일이 아닙니다. 저야 써놓은 글을 최선을 다해 수정해 건네드리면 되는 것이지만(라고 하기엔 저도 무척 힘들었어요), 출판사에서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부리는 크고 작은 고집도 상대하셔야 할 것이고요. 

 책을 내기로 한 날로부터 거의 일 년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빌어 조금 말씀드리자면 조만간 제목이 결정될 것 같고, 그러고 나면 디자인도 시작할 수 있겠지요. 여름이 되기 전엔 꼭 나오길 바라고 있어요. 더워지면 책 읽기 싫잖아요.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나름의 탈고를 하고 난 후엔 글을 쓰는 게 무척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브런치를 시작할 때 책을 출판하리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는데, 막상 원고를 넘기고 나니 마치 모든 것을 다 내어준 것처럼,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고 글을 쓸 만한 종류의 감정이나 소재가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또, 글을 쓰는 게 지긋지긋하더라고요. 이전의 글을 다듬으며 제가 어떤 방식으로 감정을 토해냈는지 직시하게 되기도 했고요. 

 그동안 글을 쓰지 않고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지내며 다다르게 된 결론은, 다른 형태의 글을 쓰고 싶다는 것입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하고 또 계속해서 열심히 글을 써 내놓을 때는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했던 방식에 대해 지금 와 생각해보니, 꼭 그렇지는 않겠구나 싶습니다. 사람들이 어찌 저렇게 용감하게 달려들고 도전하는지 알겠습니다. 역시나 저는 남들보다 느리게 깨닫고 배우는 것 같습니다. 

 여기 익숙해졌기 때문에 계속해서 여기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어떤 글을 쓰게 될지는 저도 써봐야 알 것 같아요. 제가 드리고 싶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애를 쓰고 있고 이곳에 글쓰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니 떠나지 말고 계셔달라는 것입니다. 솔직히 그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맞습니다만, 이제는 다시 애쓰고 있으니 잠시 더 기다려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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