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가 나에게 연락을 했다. 아주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고. 보고 싶다고 했다. 그제서야 브런치를 드나들던 작년 이맘때가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어디 가고 또다른 '나'가 여기 이곳에 있네.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가을이 다시 와서야, 브런치가 나를 불러서야, 이제서야 왔습니다.
계절의 시간을 한 바퀴 돌고나서야 왔습니다.
그동안 무엇을 보고 듣고 만났는지를 물으신다면, 음악도 없고 바람도 없고 눈치만 가득한 곳을 서성이다 왔다고 말해야겠네요. 그래서인지 여기 너무 평온해요. 이 사진 속 공간처럼요.
그래도 모든 시간과 공간을 한마디로 하라면, 음......'안녕하고 싶었고, 안녕했습니다. 지금 살짝 미소가 지어져요.'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숙제가 있지만, 상관없어요.
시간의 흐름 따라 언젠가는 끝이 나겠죠. 시간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기대어 있다보면,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걷다보면, 조금 더 괜찮아진 나를 만나겠죠.
그래서 안녕합니다.
브런치를 열었다가 닫고, 꿈을 꾸었다가 깨고, 햇살을 머금었다가 뱉는 시간에서 늘 안녕하기를 소망하며.
그 누구와도, 그 무엇과도 비교하지 않기를 바라며.
온전히 '나'를 돌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