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육체는 거대한 유실물 보관소 같아서
잊히고 버려진 것들이 낡은 레테르를 달고 선반 위에 쌓여 있다.
꿈은 창고 정리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일. 여기 너무 낡아서 반만 남은 기억이 있어요, 버리실래요, 계속 보관하실래요?
우왕좌왕 꿈속에서도 선택 장애라 헤매다가 결국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난다. 별 이상한 꿈도 다 있지, 검색 사이트에 해몽을 검색하고
정리하지 못한 기억들이 흘러넘칠 때 우리는 이번 생을 마무리하는지도 모른다. 이 창고도 결국 끝났어, 불 내리고 셔터 닫고 안녕.
우주엔 그런 낡은 창고가 얼마나 많이 있을까. 그래서 차원은 깊고 광막한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