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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경 Jan 01. 2024

정리되지 않은 채로 맞은 새해

고생했어 2023, 잘해보자 2024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다짐을 sns를 통해 올리고 tv에서도 사람들의 포부를 밝히는 인터뷰가 틀면 나온다. 이상하리만큼 뭔가 미적지근하며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는 마음이 들었다. 그냥 똑같은 하루의 반복이기는 하지만 해가 바뀐다는 꺼리로 마음을 새롭게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인데 말이다.

일터에서 그만두는 사람이 두 명이 있다. 그동안 함께 일하면서 떠나보낸 사람이 많았지만 인사발령 이후에 사람이 그만두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조직개편 과정에서도 서운한 사람은 분명 있었다. 어떻게 모두를 만족시키겠는냐마는 그 과정에서 균열이 생겼다. 그 균열만큼이나 마음의 거리가 생긴 것 같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일하고 있지만 분명 약간의 틈이 생겼다. 신뢰한다고 생각했었다. 나 자신에 실망스러운 것은 분명 그 신뢰한다는 마음이 몇 가지 이야기에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믿고 의지 했던 사람이 내가 알았던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은 믿음의 대상이지만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래. 매우 공감이 가는 말이었지.'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믿음과 신뢰로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직장인가? 그런데 마음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으니 행복의 순도는 낮아졌다. 그 틈을 채울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지 모른다. 그냥 그런대로 살아가면 되나? 그 틈에 미장질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나? 모르겠다.


20대에는 직장에 들어가고 어떤 직위까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30대 자녀를 낳고 살다 보니 특별한 꿈이 없어진 것 같다. 그냥 자식 잘 키우고 가족이 화목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40대의 꿈은 뭔가? 

커가는 자식, 나이 들어가는 부모, 그냥 살고 있는 부부 사이, 일터에서 그게 전부인 것처럼 전투적으로 일하는 워커홀릭 같은 일상들, 평가하게 되는 인간관계들...

하루하루 그렇게 정리할 틈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새해를 맞아 버렸다. 

산골 고향집에서 떠오르는 해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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